(기관별 채권전망)①통화정책 `Wait & see` 불가피

  • 등록 2002-10-06 오전 10:17:25

    수정 2002-10-06 오전 10:17:25

[edaily 정명수기자] 금통위에 대한 의견은 둘로 갈라졌다. 공통적인 것은 `대내 여건은 인상 압력`으로, `대외 여건은 유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콜금리 인상 시의 시장반응, 금리 유지 시의 시장반응도 제각각이다.

콜금리를 유지하더라도 향후 인상 가능성 때문에 수익률 추가 하락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콜금리를 올려도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채권 매수세를 위축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다른 극단에 서 있다.

◇현대증권= 통화정책 `Wait & see` 불가피
최근 경제여건상 콜금리 인상과 콜금리 동결이 모두 명분을 갖고 있으나, 10월 중 통화정책은 콜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첫째, 하반기 들어 경기상승의 동인이 국내 수요에서 수출로 전환되었다. 콜금리 인상의 목적이 국내 수요 과열로 인한 수요측면의 인플레 압력을 완화시키는데 있다는 점에서 내수경기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은 내수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금년 3분기 중 수출이 전년동기비 16% 증가라는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러한 수출호황이 지속되기가 어렵다. 금년 들어 대중화권 수출호조가 우리 수출경기의 하방경직성을 강화시키고 있으나, 미국 경기의 회복세가 정체되는 한 수출 증가세의 둔화는 불가피하다.

셋째, 세계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부동산가격 상승 및 가계대출 과다문제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투기 과열 및 개인 신용불량으로 인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발생 가능성은 억제되어야 하나, 디플레이션 확산에 대비하여 일정수준의 내수경기 호조여건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10월 통화정책은 과잉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통화흡수정책을 강화시킬 것이나, 콜금리는 동결할 것이라는 기존 관점을 유지한다.

한편, 미국은 실업률 하락에도 노동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미국의 9월 실업률은 5.6%로 하락하였으나 신규채용은 감소세로 반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실업률은 6만 가구를 표본으로 조사하는 반면 채용인력은 30만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다는 조사기반의 차이가 있는 데다가 취업의사를 포기할 경우 실업률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 노동인구의 85%를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의 경우 지난달 13만2000명 증가에서 9월 5만명 감소로 반전되어 제조업체의 감원규모가 6만3000명에서 3만50000명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구매력은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실업률 하락에도 노동시장 불안은 여전하다고 판단한다.

◇한화증권= 경기 상승세 유지 어려움
첫째, 미국의 과잉설비이다. 지난해 4분기 대대적인 감세를 배경으로 올 상반기까지 가동률이 상승했지만 90년대초의 경기침체기와 비교해서도 아직 상당히 낮은 수준에 있다. 이것이 설비투자를 제약함으로써 미국 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둘째, 일본경제의 부진이다. 일본경제도 지난해 말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생력에 의한 것이 아닌 해외경제의 회복에 편승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세계경제에 짐이 되고 있다. 유로경기도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셋째, 국내요인으로서 통합재정수지의 흑자이다. 복지정책의 확대를 배경으로한 국민연금의 흑자와 균형 달성을 목표로 한 재정운용이 통합재정수지의 대규모 흑자로 이어지면서 경기를 압박하고 있다. 다만 4분기 추경예산이 집행되면서 경기에 대한 영향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의 요인들이 기본적으로 경기를 압박하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의 불안과 신용불량자 증가를 배경으로 가계자금 공급을 억제하는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부채 확대를 통한 가계소비 확대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경기부양을 모색하지 않으면 경기 상승세 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물가는 최근 2개월간 큰 폭으로 상승하였지만 태풍으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의 급등을 제외하면 안정된 모습이고 향후에도 단기적으로 고유가와 원화 약세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대외적인 디플레이션 압력이 안정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동산 가격의 불안으로 한은이 유동성을 흡수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데 4분기중 한차례 콜금리 목표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정부가 세금인상 등을 통해서 부동산 가격상승을 억제 하면서 경기 중심의 통화금융정책을 고집하는 이상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어려울 것이다.

4분기 콜금리는 당국의 목표인 4.25% 보다 5bp 높은 평균 4.30%선에 달할 전망이다. 콜금리 인상(25bp)이 실현될 경우에는 4.50%를 중심으로 등락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다. 이에따라 4분기 국고 3년 수익률도 5.00%에서 5.70%사이를 등락하는 가운데 분기 평균 5.40%를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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