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흥행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지만 `챔피언`은 기획단계부터 관심을 끌며 사상 최대의 개봉 스크린 200여개를 확보, 전국 800만의 관객을 끌어모은 `친구` 이상의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경우 일본에서 이미 24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아 흥행 가능성을 입증한 상태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7월1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28일 개봉하는 이들 영화는 첫주에 당초 예상보다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챔피언"은 지난 82년 WBA 라이트급 세계챔피언 타이틀전에서 14라운드 경기중 사망한 `비운의 복서` 김득구의 일생을 그렸다.
당시 타이틀 방어전을 벌였던 레이 붐붐 맨시니가 직접 시사회에 참가, 관심을 모으기도 했던 `챔피언`은 스포츠 영화라는 특징을 내세워 최근의 월드컵 열기를 한껏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모두가 챔피언`이라는 배경음악에 `틀림없이..이기고 돌아올께`라는 문구를 내걸은 영화 `챔피언`은 월드컵 4강 신화로 인해 고조된 승리감과 맞아 떨어진다.
이와 함께 최근 극장가에 불고 있는 복고풍 바람도 `챔피언`의 흥행 가능성을 점칠 수 있게 한다. 월드컵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초에 개봉한 80년대 배경의 복고 코미디 영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는 이미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고 역시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한 단편 프로젝트 `묻지마 패밀리`도 47만명의 관객을 동원, 이미 복고 트렌드를 조성해 놨다.
70년대 말에서 80년대가 배경인 `챔피언`도 그 시절 김득구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갖고 있는 중년 남성층까지 극장으로 불러들일 것으로 보인다.
교보증권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극장을 찾는 주요 계층은 20대 초반의 여성인데 이를 뛰어넘어 30~40대의 관객까지 끌어모을 수 있다면 흥행에 성공한다"라며 "친구와 같은 영화가 대박을 터뜨렸던 이유가 바로 다양한 연령층을 소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챔피언`과 같은 날 개봉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으로 일본에서 24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대원씨앤에이홀딩스가 미니멈 개런티 50만달러를 투자해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는 이례적으로 서울 37개, 전국 105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관객 몰이에 나섰다.
일본에서의 흥행성적과 함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지난 2월 베를린 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했고 지난 4~5월 열렸던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최고의 인기상을 차지해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 이미 폭넓은 관심을 얻고 있다.
또 지난 6월1일 오픈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사이트(www.senn.co.kr)가 불과 27일 만에 영화 홈페이지 사상 처음으로 접속자 수가 100만이 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대원씨앤에이(48910)는 방학 특수를 맞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최소한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월드컵으로 그동안 개봉일을 미뤄왔던 플레너스와 CJ엔터테인먼트도 잇따라 새로운 영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CJ엔터테인먼트(49370)는 7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스피릿`을 비롯해 `아유레디`와 `성냥팔이소녀의 재림`등을 개봉할 예정이다. 플레너스(37150)도 코믹액션영화 `라이터를 켜라`를 비롯해 `가문의 영광` `서프라이즈`의 개봉을 준비중이다.
이처럼 월드컵으로 잠시 대기했던 기대작들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영화 관련주들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전반적인 시장의 약세와 맞물려 낙폭이 컸던 영화 관련주는 28일 동반 초강세를 보였다.
`챔피언`에 3억원을 직접 투자하고 미래에셋영상펀드, 영화전문펀드인 튜브영상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도 투자한 엔터원은 28일 8.54% 상승했다. 또 `센과 치히로의 모험`에 대한 기대로 대원씨앤에이도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CJ엔터테인먼트와 플레너스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