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최근 유명인이 대표로 있는 기업들이 상장 도전장을 내고 있다.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기업가치 평가에 이름값이 반영돼 거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연예인은 각종 미디어에 노출된 만큼 오너리스크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 백종원, 홍진영(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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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식사업가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이다. 11월 상장을 목표로 내달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및 일반청약이 예정돼 있다. 상장을 통해 300만주를 공모하며 주당 공모희망가는 2만 3000원에서 2만 8000원, 하단기준 공모예정금액은 690억원 수준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았다.
트로트 가수 홍진영이 운영하는 화장품 기업 아이엠포텐도 상장을 위한 준비단계에 돌입했다. 아이엠포텐은 2026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지난 6월 한국투자증권과 IPO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다.
유명인사가 대표로 있는 덕에 더본코리아와 아이엠포텐 모두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데 성공했다. 더본코리아의 예상 시가총액은 4000억원대 수준이나 백 대표의 이름값 덕에 일찌감치 증권가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조 단위 덩치가 예상되는 케이뱅크나 서울보증보험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하반기 IPO 기대종목’으로 분류되는 중이다.
투자자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으나 리스크를 가리진 못했다. 백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연돈볼카츠 등 일부 가맹점주와 갈등 중이다. 가맹점주들은 더본코리아가 월 3000만원 수준의 매출을 약속했음에도 실제는 절반에 불과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조사 중이다. 더본코리아는 증권신고서에 공정위 조사·심의 결과에 따라 민사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기재했다.
홍진영이 이끄는 아이엠포텐은 2021년에 설립한 전자상거래 업체로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뷰티 부문과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 부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해 론칭한 뷰티브랜드 시크블랑코와 홍샷 등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아이템포텐의 규모가 과하게 작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엠포텐의 직원수는 지난 1월 기준 4명이며 연간 매출액 역시 1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까지 2년여가량 남은 가운데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지를 놓고 물음표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성공적인 공모투자를 위해서는 단순 화제성 보다는 중장기 성장이 가능한지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IPO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종목에 대한 옥석가리기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이는 유명인이 대표로 있는 기업 역시 마찬가지”라며 “특정 인사의 네임밸류보다는 회사의 성장 모델이 구체화되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