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연말 대폭 뛰어오른 농산물 가격은 연초에도 장바구니 물가에 압력을 가할 예정이다. 특히 강세를 보이는 과일의 경우 당분간 쉽게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신선코너에 진열된 딸기와 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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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농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6.0% 올랐다. 여름철 수급 불안을 계기로 11월 13.6%, 12월 14.7% 등 연말이 갈수록 월간 상승률이 더 커졌다. 신선식품지수도 6.8%로 크게 뛰어 2020년 이후 최대 폭 상승했다.
특히 과일 가격은 연일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지난 가을 이후 50%를 상회하는 상승률을 유지해온 사과는 연간 상승률이 24.2%까지 뛰어 올랐다. 작년 12월에는 △사과 54.4% △토마토 45.8% △배 33.2% △딸기 23.2% △귤 20.9% △포도 17.8%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세밑 ‘금값 과일’의 오름세는 세초에도 지속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과, 배는 재배면적 자체가 줄고 병충해·냉해 피해까지 겹쳐 생산량이 26~27% 줄어든 상태다. 생육기간이 짧아 2~3개월이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채소류에 비해 1년 단위로 공급되기 때문에 작황이 부진하면 영향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재배면적이 감소한 사과, 배는 착화시기 일조량도 부족해 생산량이 많이 줄었고, 귤은 생산량은 늘었지만 대체 수요가 높다”면서 “과실류는 정부가 수입 등을 통해 물량을 확대할 수도 있겠지만, 한두 달 내에 떨어지긴 어렵고 당분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 명절(2월 9~12일)이 다가오는 만큼 성수품 수요를 감안하면 농산물 고물가는 다음달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설 성수품 공급을 확대하고 할인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할 1월 중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기재부를 중심으로 한 10개 부처 차관들은 지난달 가격 불안을 보이는 과일 등을 중점 점검하고 필요 조치를 논의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름철 집중호우가 발생하면서 과일을 필두로 한 농산물 가격이 뛰기 시작했고, 이런 부분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물가 흐름이 나오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정부에서는 비정형과, 소형과를 최대한 확보해 저렴하게 공급하면서 신선과일 외 냉동·가공과일의 수입 확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