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이번 주말 부채 협상 타결 어려울듯…미 증시 하락

  • 등록 2023-05-20 오전 5:02:56

    수정 2023-05-20 오전 5:07:59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삐걱대는 부채 한도 협상 탓에 하락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측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협상을 멈추자, 투자 심리를 가라앉았다. 다만 과거와 비슷한 ‘밀당’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어, 낙폭이 크지는 않았다.

(사진=AFP 제공)


1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3%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5% 내렸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24% 떨어졌다.

3대 지수는 장 초반 소폭 반등했지만 부채 한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조금씩 하락했다. 월가는 이번 주말께 관련 합의 법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런 스케줄은 사실상 물 건너 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매카시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이 움직여야 하는데 어떠한 조치도 없다”며 “잠시 협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는 (합의의) 길이 보이는 위치에 있다고 느꼈다”면서도 “우리는 내년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매카시 의장의 지명을 받아 백악관 실무팀과 협상하고 있는 개럿 그레이브스 하원의원(루이지애나주)은 “(협상이) 생산적이지 않아 일시 중지해야 할 때”라며 “백악관 협상팀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했다.

백악관 역시 “예산 문제와 관련해 공화당과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추가 대화는 어렵다”고 전했다.

양측간 협상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이 “디폴트는 없다”고 밝히며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실무 협상이 다소 틀어지면서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월가는 이번 주말 혹은 다음주 월요일 새벽 법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금은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언급한) 이른바 ‘X-데이트’(6월 1일) 전까지 합의가 안 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거 합의 때와 다를 게 없는 전형적인 ‘밀당’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월가 내에서는 양측이 결국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는 않고 있다. 3대 지수가 협상 중지에도 불구하고 약보합권에서 움직인 이유다.

국제유가 역시 부채 한도 협상 불확실성 탓에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43% 하락한 배럴당 71.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부채 협상 소식과 함께 오후 들어 하락 반전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추후 긴축 정도에 대해 덜 강경한 모습을 보인 것은 그나마 낙폭을 줄이는데 일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대담에서 “은행권 스트레스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가 그렇게 높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며 “(은행권 불안은) 신용 조건을 더 엄격하게 만들었고 경제 성장과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금리 인상보다 동결 쪽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읽힌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오후 현재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20.9%로 보고 있다. 전날 35.6%보다 큰 폭 낮아졌다.

파월 의장은 다만 “물론 그 정도는 매우 불확실하다”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고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낮추지 못하면 고통이 장기화할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물가 안정으로 돌아가기 위한 사회적 비용을 높일 것”이라며 “가계와 기업에 더 큰 해를 끼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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