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서 시티코어가 동화빌딩 인수를 재도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경우 두 건물을 함께 개발하려던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빌딩, 사업시행인가 받아…20층 오피스로 탈바꿈
15일 중구청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중구청은 지난 8일 중앙일보 빌딩이 있는 서울 중구 서소문구역 제11·12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 대한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냈다.
사업시행계획이란 정비사업을 위한 포괄적·구체적인 계획(마스터플랜)을 말한다. 토지이용계획, 건축물 높이 및 용적률에 대한 건축계획, 정비기반시설 등 설치계획, 이주대책 등을 담고 있다. 사업시행계획은 관할 행정청의 인가로 그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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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 시행기간은 사업시행계획인가일(2023년 2월 8일)로부터 6년이다. 오는 2029년 2월 7일까지로 해석된다. 건물 매매로 사업시행자가 바뀌거나, 사업시행자가 사업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구청에 변경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서소문구역 제11·12지구는 앞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거치면 착공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중앙일보 재개발이 진전을 보임에 따라 시티코어가 바로 옆 동화빌딩 인수를 다시 시도할지 주목된다.
애초 시티코어는 중앙일보·동화빌딩 건물을 같이 인수해서 연계 개발하려 했었다. 동화빌딩이 포함된 서소문구역 제10지구도 작년 9월 19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만큼 인허가 절차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였다. 동화빌딩의 새 인수자는 소유권 이전이 끝난 후 건물을 후 지하 7층~지상 19층 오피스로 다시 지을 수 있다.
서울시가 작년 1월 20일 발표한 ‘서소문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11·12지구 정비계획(안) 도시계획위원회’ 결과를 보면 “원활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해 인근 동화빌딩(서소문 제10지구) 및 삼성생명 서소문빌딩(서울역-서대문 1·2구역 제1지구) 재개발 계획과 연계해서 십자형태의 공공보행통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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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티코어 컨소시엄이 마스턴투자운용과 맺은 양해각서(MOU)가 파기되면서 동화빌딩 매매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시티코어가 매매대금을 2800억원에서 더 낮춰줄 것을 마스턴투자운용에 요청했지만, 마스턴투자운용이 이를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시티코어 컨소시엄은 시티코어와 삼성SRA자산운용(투자 비히클 제공), NH투자증권(자금조달), CJ대한통운(시공), KT에스테이트(자산관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티코어는 종로구에 있는 주요 건물들을 개발한 이력이 있다. △센트로폴리스 자체개발(공평구역 제1·2·4 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포시즌스호텔 서울 개발대행(세종로구역 제2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디타워 돈의문 지분투자(돈의문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이다.
다만 부동산PF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서 시티코어가 동화빌딩 인수를 재도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부동산PF 대출금리가 두자릿수에 이르러 자금조달 부담이 높아서다. 상업용부동산 매입비용 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캡레이트가 대출금리를 밑돌아 ‘역마진’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PF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들이 최저 12~13% 수준의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며 “금융비용에다 오른 공사비까지 고려하면 이전보다 부동산개발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경우 두 건물을 함께 개발하려던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하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시티코어와의 MOU가 파기된 후 다른 인수자와 매매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한동안 동화빌딩이 매물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수자와 거래가 틀어진 매물이 다시 시장에 나오면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떨어져 보일 수도 있다”며 “올 하반기 금리인하로 부동산 거래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마스턴투자운용이 미리 새 인수자를 찾으려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