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월 픽은 금융지주 2월 픽은 2차전지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2포인트(0.09%) 내린 2481.52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10.96%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가 다시 불거지고 있지만, 외국인은 올해 코스피를 8조797억원을 담으며 코스피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개인들이 6조원의 매물을 내놓으며 차익을 실현하는 만큼,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주가의 향방을 결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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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거둔 데다 얼라인파트너스 등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으로 금융주가 주주환원을 늘릴 것이란 기대감이 외국인의 지갑을 연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1월 코스피가 8.44% 오르는 동안, 신한지주는 18.04%, 하나금융지주는 15.93%, KB금융은 15.26%씩 올랐다.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2차전지주를 사들이고 있다. 2월 외국인의코스닥 순매수 상위종목 1~3위에는 에코프로비엠(247540)(2963억원), 에코프로(086520)(2890억원) 엘앤에프(066970)(908억원) 등 모두 2차전지주가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이 사들이는 만큼, 주가는 상승세다. 2월 들어 코스피가 2.33% 상승하는 가운데 삼성SDI(006400)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각각 7.74%, 5.57%씩 오르고 있다. 코스닥에서도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엘앤에프(066970)는 30.96%, 11.41%씩 강세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외국인의 수급에 증시가 오르고 있으므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집중되는 종목을 볼 필요가 있다”면서 “2차전지에 대한 외국인의 투심이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주가 실적과 모멘텀을 모두 갖추고 있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판단한다.
2차전지주는 지난해 말만 해도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대한 우려 속에 침체를 보였다. 전기차에 대한 기대만으로 주가가 과열됐다는 분석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 테슬라가 4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분위기는 바뀌었다. 테슬라는 작년 4분기 순이익이 36억9000만달러(4조634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비심리 저하와 경기 침체 우려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또 테슬라는 올해 180만 대의 차량을 인도할 것이라고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인 2021년(131만대) 대비 37% 늘어난 수준이다. 테슬라의 판매량이 늘어나면 배터리 등 2차전지주의 매출도 늘어나는 구조다.
게다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시행령이 확정되면 2차전지주의 본격적인 실적가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IRA법안의 세부 시행령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광물 비율 제한으로 중국산 광물이 배제되고 국내 기업들이 호재를 볼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IRA 법안으로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대규모 수주가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이미 미국 정부와 국내 2차전지주의 분위기는 호의적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옐런 장관은 이 공장을 IRA를 포함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이 미국 내 청정에너지 제조와 배터리 생산에 대한 역사적인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IRA법 시행으로 2023년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117만대를 기록해 최초로 100만대를 초과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2차전지도 2023년도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