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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연소·첫 비백인 영국 총리
2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영국 보수당 선거를 주관하는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은 이날 의회에서 차기 총리 후보는 한 명만 출마했다며 수낵의 당선을 선언했다. 영국 보수당 대표·차기 총리 선출을 위한 후보 등록 마감일인 이날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다. 이에 현장에 모인 의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모돈트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직전에 자격 요건인 지지 의원 100명을 채우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수낵 내정자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군으로 여겨졌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전날 밤 총리직에 재도전하지 않는다고 했다. 수낵 내정자는 곧 찰스 3세 국왕을 알현한 뒤 정식 취임한다.
그는 2015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영국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2020년 2월엔 보리스 존슨 내각의 재무장관에 오른 후 팬데믹 사태에서 경제를 진두지휘하며 차기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특히 영국 경제가 코로나19 봉쇄로 타격을 입었을 때 유급휴직 등 지원 정책을 펼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영국 정치·경제 대혼란 수습할까
수낵 내정자의 당면 과제는 비교적 명확하다. 망가지다시피 한 영국 경제를 살리는 게 급선무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고,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영국 성장률이 0.3%로 4월(1.2%) 대비 하향 조정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1%에 달했다.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다.
정치·사회적인 혼란은 수습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영국은 2016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사회 불안이 극심하다. 브렉시트 이후 6년여간 영국 총리가 4명에 이를 정도다. 캐머런 전 총리가 브렉시트 투표 이후 물러났고, 테리사 메이 전 총리는 브렉시트 혼란을 수습하지 못하며 3년 만에 낙마했다. 존슨 전 총리 역시 파티 게이트 등 구설수에 휘말리며 3년여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불과 44일 만에 물러나며 역대 최단명의 오명을 썼다. 대처 전 총리,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등이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정국을 이끌던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와 함께 분열된 보수당을 통합해 오는 2024년 총선 승리를 이끌 책임 역시 있다. 보수당은 존슨 내각과 트러스 내각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노동당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집권 12년 만의 최대 위기다.
금융시장은 수낵 내정자를 두고 반신반의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이날 오전 11시10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소폭 하락한 1.1293달러에 거래됐다. 다만 영국 증시는 약간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