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제보톡'서 엿본 네이버식 오픈채팅

드라마, 스포츠 보며 네이버서 '톡'하는 사람들
커뮤니케이션 도구 보완하는 네이버의 '차세대 커뮤니티' 전략
카카오톡 오픈채팅 대화량 벌써 40% 이상
메타버스와 연결 관전 포인트
  • 등록 2022-09-03 오전 3:09:11

    수정 2022-09-03 오전 8:56:35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지난달 8일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의 검색창 하단에는 ‘제보톡’이라는 서비스가 만들어졌습니다. 수도권에 내린 역대급 폭우로 기상특보가 발효된 날입니다. 이용자들은 “은마사거리 쪽입니다. 주차장까지 물 올라왔고 차 다 떠다녀요” “대방역 1호선 운행해요”처럼 자신이 있는 지역의 날씨는 물론 교통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공유했습니다. 다른 이들의 질문에 답을 달아주기도 했죠. 그 결과 3일간 올라온 제보톡은 10만건에 달했습니다. 앞으로 더 개선이 필요하겠지만, 일종의 집단 지성으로 어디에도 없는 실시간 기상정보 서비스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실시간 기상 상황을 공유하는 제보톡. (사진=네이버)


이는 기본적으로 ‘검색’이 강점인 네이버 플랫폼의 힘에 기인합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서비스가 폐지됐어도 날씨가 궁금하면 이용자들은 여전히 네이버를 찾으니까요. 여기서 떠오르는 것이 요즘 IT업계 화두인 ‘오픈채팅’입니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는 아니었지만, 서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날씨 정보를 ‘톡’으로 주고받았다는 점 때문입니다. 물론 익명으로요. 네이버 스타일의 오픈채팅이라 부를만 합니다. 카카오톡에서도 기상 상황을 공유하려는 오픈채팅방이 만들어졌으나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날씨 제보톡이 아니라도 네이버에선 이미 오픈채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드라마톡, 스포츠톡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경우 61만개가 넘는 톡이 오갔습니다. 우영우를 비롯해 ‘우리들의 블루스’ 등 올해 인기 드라마 6개의 톡방에 참여한 인원만 36만명(중복 포함)이 넘는다고 하네요. 메신저처럼 수많은 오픈채팅 방에서 하나를 골라 들어가야 하는 수고도 필요없죠.

네이버가 오픈채팅의 가능성을 보여주긴 했지만, 아직 한계도 있습니다. 메신저 앱이 아닌 만큼 날씨나 우영우처럼 대중적 관심이 매우 크거나 관심 주기가 길지 않다면 오픈채팅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커뮤니티가 아닌 다른 서비스에까지 이런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더한다는 전략입니다. 최수연 대표가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에 주력하겠다”며 “가볍고 유연하게 온라인상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소통할 수 있는 니즈에 대응하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블로그에도 오픈채팅 등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추가할 예정입니다.

물론 현재 오픈채팅은 네이버보단 카카오가 ‘잘 하는’ 서비스입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는 네이버가 따라오기 힘든 수많은 관심사(키워드)를 기반으로 한 오픈채팅방이 있습니다. 카카오톡 전체 대화량에서 오픈채팅이 차지하는 비중은 벌써 40%나 된다고 합니다. 올해 오픈채팅 이용자 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76% 늘었습니다. 오픈채팅 앱도 별도로 내놓을 계획이죠. 카카오는 주제별 타깃 광고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만 이번 날씨톡 사례에서 네이버의 가능성도 엿본 듯 합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의 이런 움직임은 향후 메타버스 사업과 연결될 수 있어 더욱 주목됩니다. 올해 3월 나란히 취임한 두 회사 대표의 발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죠. 최수연 대표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카페·밴드 등의 커뮤니티 서비스가 메타버스의 본질”이라고 언급했고, 남궁훈 카카오 대표도 과거 기자간담회에서 “텍스트 기반 메타버스”를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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