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머스크가 그려갈 트위터의 미래

표현의 자유 확대 의지 밝혔지만
수익성 확보 나서다 발목 잡힐수도
  • 등록 2022-05-09 오전 3:00:00

    수정 2022-05-09 오전 3:00:00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SNS(소셜 미디어)는 허위정보 확산을 막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머스크는 트위터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목소리를 내겠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서밋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이후에 대해 한 말이다. 게이츠의 이같은 발언은 트위터 인수가 성사된 뒤 머스크에 대해 보여 온 정보기술(IT)업계의 우려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 AFP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의향이 알려지고 인수 확정(25일)이 된 후 지금까지도 머스크와 트위터는 주요 언론의 메인 페이지에 오르내리고, 달라질 트위터에 관심이 쏠린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에 대해 트위터로 돈을 벌 생각이 없으며 ‘표현의 자유’가 인수 목적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는 콘텐츠 혹은 이용자를 차단하는 지금의 트위터 정책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도 여기에 포함된다. 잭 도시는 현재의 트위터를 비정상이라고 판단하고 머스크가 제자리에 돌려놔줄 것을 믿는다며 힘을 실어줬다.

사실 그동안 머스크 개인에게 있어 트위터는 가장 강력한 ‘표현의 장(場)’이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머리에 떠오르는 족족 메시지를 날렸고, 자사 주가는 물론 코인시장을 움직이기도 했으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미래를 밝히기도 했다. 긴 글을 남길 수 없는 트위터만의 특성을 정말 잘 활용하는 이용자였다. 그렇기에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는 머스크는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머스크의 행보를 지켜볼 때 그가 말한 표현의 자유가 과연 보장될 수 있을지 못미덥기만 하다. 머스크는 440억달러(한화 약 55조 9000억원)의 트위터 인수자금 가운데 210억달러를 자기자본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는데,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해 각종 제안을 내놓고 있다. 트위터를 비상장사로 전환한 뒤 3년 내 재상장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졌으며 정부 및 기업 이용자들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근 공개된 투자자 대상 자료에서 머스크는 트위터의 광고 의존도를 50% 미만으로 낮추고, 결제기능을 도입하며 구독서비스 이용을 확대해 2028년 매출액을 264억달러로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 덕에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를 비롯해 벤처캐피털 세쿼이아 및 안드레센 호로위츠,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이 이미 71억 4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그렇지만 특히나 벤처캐피털이 투자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돈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트위터는 그저 단순한 SNS가 아니라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IT회사로 변모하는 듯하다. 머스크가 최대주주이자 최대 투자자라지만 다른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있는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는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존의 트위터가 처음 서비스 시작 당시 정책을 바꾼 데는 이유가 있었을테니 말이다. 황당하기만 했던 아이디어를 현실화해 세계 최고 부자에 오른 머스크이기에 믿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머스크가 수시로 말을 바꿔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당장 지난해에도 머스크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자동차를 살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트위터를 통해서였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