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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대차와 기아는 전거래일 대비 각각 0.28%, 0.13% 내린 17만7000원, 7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수익률 격인 코스피 지수가 0.76% 하락한 데에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다만 이달 들어서 양사 주가 향방은 엇갈렸다. 지난달 말 종가 대비 현대차 주가는 2.2% 하락한 반면 기아는 4.07% 상승했다.
수급도 차이가 났다. 이달 들어 현대차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누적 기준 29억8200만원, 222억원 어치를 산 반면 기관은 235억5900만원 어치를 팔았다. 기아의 경우 이와는 정반대로 개인과 외국인이 1615억원, 411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2002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그룹 계열의 두 종목은 실적 전망도 엇갈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아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조96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76% 증가한 수치다. 비록 1개월 전 컨센서스보다는 약 650억원 줄어든 수준이지만 6개월 전에 비해선 1150억원 정도 늘어났다.
반면 현대차는 7조5126억원으로 12.48% 증가가 기대되는데, 이는 1개월 전 대비 2300억원 가량이 줄어든 수치다. 특히 6개월 전 컨센서스인 8조원에 비해선 5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기아의 실적 증가율 전망에 비해선 현대차의 실적 흐름이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국내 완성차 시장의 업황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은 현대차와 기아 모두에 부담이다. 일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상승 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업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생산한 자동차 대수는 30만2161대로 전년 동월 대비 9.5% 감소했다. 내수도 13만8647대를 생산해 같은 기간 19.1% 감소했으며, 수출 역시 17만9630대로 7.7% 줄었다.
반도체 수급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급난은 작년부터 이어져 온 이슈”라면서 “당시에 비해 악화된 것도 없지만 그다지 개선된 점도 없는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14일(현지시간)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은 1분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했다. 마켓워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전쟁이 환율과 상품 시장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추가 전개가 그룹과 사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신차 사이클 속도 우월” 증권가 러브콜 이어지는 기아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종전 30만원에서 23만원으로 무려 23.33%를 낮췄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6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 조정과 실적 추정치 변경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신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까지도 코로나19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기인한 대외적 불확실성은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면서 “또한 풀체인지를 앞둔 현행 그랜저의 진부화 및 제네시스 생산 역량 집중에 따른 쏘나타 생산 감소로 아산공장의 가동률이 다소 부진했다”고 짚었다.
반면 신차 사이클 속도가 현대차를 웃도는 기아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산업 수요를 능가하는 판매를 이어가고 있으며 수익성 차별화를 이끌었던 인도공장 등이 물량 회복 국면에서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신차 사이클을 보게 되면 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늘어나는 속도가 현대차 대비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지금은 신차 사이클이 기아가 우위에 있지만 하반기 현대 신차 그랜저 등 신차가 나오면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