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출렁임에 큰손들마저 위축되고 있다. 금리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굵직한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에 국내외 주식들이 쪼그라들면서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환경에 부각됐던 원자재도 이젠 ‘어깨’에 진입했다는 평이다. 큰손들 사이에서 연간 한 자릿수 중후반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자산배분 전략이 매력적으로 부각된 이유다.
3일 주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최근 국내 자산가들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낙폭과대 회사채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등락 영향이 제한적인 비상장 주식, 메자닌(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의 상품) 등을 활용한 자산배분 수요도 꾸준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 장기화 불확실성에 공격적인 투자 성향의 큰손들도 기존보다 낮더라도 안전한 수익률을 좇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한 자릿수 중후반대 수익률을 내기 위해선 결국 공격적 투자도 일부 필요해 기존 위험자산을 유지하면서, 안정적 자산 비중을 늘린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하락장에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비상장 주식, 메자닌 등을 활용한 자산배분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글로벌 전환사채 펀드는 주가 하락에도 채권 이자수익으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
이들 PB는 일반 투자자들에 대해선 초분산 투자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를 추천했다. 이는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담고, 다양한 위험자산에 분산 투자해 시장 변동성에도 높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EMP엔 연초 이후 500억원, 1개월 새 211억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C 증권사 PB는 “최근 공격적인 주식 일변도 펀드 가입자는 조정을 많이 받았다”며 “천천히 오르더라도 손실을 보지 않고 우상향을 지속한다는 관점으로 시장 방어에 강한 EMP 펀드를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