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6~10%도 괜찮아"…헤지 투자하는 큰손들

[돈이 보이는 창]
기존 위험자산은 보유, 새 투자는 안전자산으로
PB "거액 자산가, 예로 年5%도 매력적 평가"
낙폭과대 회사채·비상장주식·메자닌 자산배분
"일반투자자는 EMP펀드…초분산투자로 안정적"
  • 등록 2022-04-04 오전 12:36:10

    수정 2022-04-04 오전 12:36:10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투자시장에서 ‘큰손’은 항공모함, ‘작은손’은 쾌속정(속도가 매우 빠른 작은 배)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속도가 제한적인 데다 방향을 확 틀기 어려운 항공모함 같은 큰 자산이, 이러한 변동장에서 더욱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임에 큰손들마저 위축되고 있다. 금리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굵직한 매크로(거시경제) 변수에 국내외 주식들이 쪼그라들면서다.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환경에 부각됐던 원자재도 이젠 ‘어깨’에 진입했다는 평이다. 큰손들 사이에서 연간 한 자릿수 중후반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자산배분 전략이 매력적으로 부각된 이유다.

3일 주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최근 국내 자산가들은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낙폭과대 회사채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 등락 영향이 제한적인 비상장 주식, 메자닌(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의 상품) 등을 활용한 자산배분 수요도 꾸준이 이어지고 있다.

전쟁 장기화 불확실성에 공격적인 투자 성향의 큰손들도 기존보다 낮더라도 안전한 수익률을 좇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한 자릿수 중후반대 수익률을 내기 위해선 결국 공격적 투자도 일부 필요해 기존 위험자산을 유지하면서, 안정적 자산 비중을 늘린다는 설명이다.

A 증권사 PB는 “과거에도 금리인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하락장이 왔던 흐름과 점도표에 따라 관련 우려가 선반영됐다는 판단을 감안, 새로운 투자는 꺼려지더라도 기존에 보유한 주식은 줄이지 않고 유지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공격적 투자 수요가 줄면서 채권, 그중에서도 ‘무릎’에 있는 낙폭과대 회사채를 선별적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채는 장기 국채보다 금리상승 영향 등을 충분히 선반영해 더 빠지는 것보다 오를 가능성을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하락장에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비상장 주식, 메자닌 등을 활용한 자산배분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컨대 글로벌 전환사채 펀드는 주가 하락에도 채권 이자수익으로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

B 증권사 PB는 “큰손들은 연 5%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라면 굉장히 훌륭하다고 본다”며 “5%만 내려고 해도 공격적 투자가 많이 필요한데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안정적 채권 비중을 꽤 가져가고, 여기에 시장 등락 영향이 제한적인 비상장주식, 메자닌 등으로 자산을 분산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들 PB는 일반 투자자들에 대해선 초분산 투자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를 추천했다. 이는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담고, 다양한 위험자산에 분산 투자해 시장 변동성에도 높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EMP엔 연초 이후 500억원, 1개월 새 211억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됐다.

C 증권사 PB는 “최근 공격적인 주식 일변도 펀드 가입자는 조정을 많이 받았다”며 “천천히 오르더라도 손실을 보지 않고 우상향을 지속한다는 관점으로 시장 방어에 강한 EMP 펀드를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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