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이 필요해’…에스엠 인수 나선 카카오 엔터
14일 하이브에 따르면 지난 10일과 12~13일 3일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 경기장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 공연은 총 4만 5000명의 관람객을 모았다. 본 공연과 동시에 진행한 온라인 스트리밍과 영화관 관객(라이브 뷰잉) 숫자를 더하면 전 세계 약 246만여명의 관객이 함께했다. 2019년 10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열린 국내 대규모 공연을 통해 리오프닝 기대감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 엔터)가 에스엠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보유 지분 18.72%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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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에스엠은 당초 지분 매각 논의를 정해진 기간에 끝낸다는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을 맞춰보고 만족스러우면 팔고 아니면 팔지 않겠다’는 취지다. 매각 협상이 예상과 달리 해를 넘기며 길어진 이유기도 하다.
꿈틀대는 리오프닝 기대감…전략적 동맹 한창
지난해 이맘때쯤 매각 카드를 맞추다 협상에서 빠졌던 카카오 엔터가 다시 테이블에 앉은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 엔터 입장에서 확실한 추진 동력 확보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안테나 뮤직 등 복수의 M&A를 일궈냈지만 안정적 상장을 위해 ‘파괴력 있는 한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카카오 엔터 입장에서는 에스엠 인수로 노릴 수 있는 다채로운 전략을 따져볼 때 ‘이 정도 투자는 해야 한다’에 의견이 힘이 실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에스엠 자회사인 디어유(376300)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 JYP가 디어유 지분 23.3%를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선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향후 치열해질 엔터 업계 간 차기 플랫폼 경쟁 국면에서 에스엠과 JYP를 ‘전략적 동맹 관계’로 흡수할 수 있다.
이미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와 네이버의 K팝 라이브 동영상 서비스 ‘V-LIVE(브이라이브)’ 통합 과정에 YG엔터(122870)가 가세한 상황에서 ‘네이버-하이브-YG’와 ‘카카오-SM-JYP’ 두 축의 양강 구도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만 이러한 구도가 큰 틀에서의 전략적 동맹일 뿐 적대적 관계는 의미하지 않는다”며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추진하는 NFT(대체불가능토큰) 사업에 하이브와 JYP, YG엔터 등이 나란히 투자를 집행하며 포트폴리오(투자 매물) 구축에 한창이다”고 말했다.
에스엠 유력 인수자로 꼽히던 CJ ENM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변수다. 에스엠 인수로 리오프닝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높지 않은 확률이지만 판을 뒤흔들 베팅에 나설지, 이대로 포기 수순으로 갈지도 관건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