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 역대급 실적 달성…"올해는 쉽지 않네"

미래에셋증권 영업이익 1조원 2년 연속 기록
삼성·NH·한투증권 지난해 영업익 1조원 넘어
증권사, 주주환원정책 실시…현금배당·자사주 소각
  • 등록 2022-02-03 오전 1:15:00

    수정 2022-02-03 오전 1:15:00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지난해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곳은 미래에셋증권(006800)·삼성증권(016360)·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005940) 4곳이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증권사들이 받는 중개 수수료(브로커리지)가 크게 늘었다. 여기에 기업공개(IPO) 시장이 초호황을 맞이 하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해 투자은행(IB) 수익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는 브로커리지 수입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해 증권사 농사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역기저효과에 더해 증시 부진에 따른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

‘영업이익 1조 클럽’ 증권사 4곳 이상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06800)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48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3.01% 증가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0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했으나, 2021년에는 영업이익 ‘1조 클럽’ 증권사가 더 늘어났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3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4%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브로커리지 매출 증가와 IB 및 운용 손익 안정화 등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2% 증가한 1조3166억원으로 집계됐다. 브로커리지, 금융상품 판매, 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직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조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1% 늘어났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9489억원으로 집계, 최대 규모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 가까이 도달했고, 세전이익은 1조472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메리츠증권은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세전이익 모두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조원 가까이 도달한 증권사는 키움증권(039490), 대신증권(003540), KB증권 등이다. 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608억원에 달하고 △대신증권 8184억원 △KB증권은 7295억원이다.

실적 개선에 주주환원 정책 잇따라

실적 성장에 근거해 증권사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보통주 주당 3800원, 미래에셋증권은 보통주 주당 300원, 우선주 33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메리츠증권도 보통주 주당 100원, 우선주 283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은 1740억원 규모의 자사주 2000만주 소각을 결정하고, 추가적으로 자사주 1000만주 매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증권사의 역대급 실적 달성은 브로커리지 수입이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인한 개인들의 주식 투자 열풍에 따라 증권사의 투자 중개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 다만 연초부터 코스피지수가 2600선까지 떨어지는 등 부침을 겪고 있어 올해에는 실적 둔화 가능성이 커졌다. 증시 부진이 연간 트레이딩, 상품손익 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638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42조1072억원) 대비 반 토막 났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 주가 흐름으로 인해 올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증권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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