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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일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장(CIO)은 지난 1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국내 채권 시장을 이처럼 내다봤다. 25년 동안 운용 사이드에서 시장을 지켜본 베테랑 ‘채권맨’인 한 CIO는 내년 금리 수준에 대해 “장단기 금리차는 점차적으로 축소될 것”이라면서 예상 밴드로 국고3년물 1.80~1.95%, 국고10년물 2.20~2.40% 정도를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00%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해 ‘제로(0) 금리’ 시대를 벗어났다. 한 CIO는 지난 8월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총 4번(내년 1분기에 1회, 하반기 1회 인상 전망), 즉 1.50% 수준에서 내년 중 마무리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은 지나친 통화완화의 정상화의 의미가 가장 크며, 이에 따라 코로나19 이전 금리대로 복귀가 가장 자연스럽다”면서 “성장률은 금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와 우리나라 산업활동동향의 경기선행지수의 하락 추세를 따라가며 둔화 국면에 진입해 코로나19 이전 기준금리 레벨 이상의 긴축이 필요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고돼 전세계를 공포로 밀어넣은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에 따른 여파에 대해선 높아진 접종률 등으로 인해 과거 보다는 조정의 폭이 적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 등을 종합해 다시 한번 통화정책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테이퍼링 가속화를 반복한 파월의 발언을 뜯어보면, 내년 1 분기 테이퍼링을 끝내고 빠르면 내년 6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한 CIO의 전망이었다.
오버슈팅이란 의견도 나오지만 높아진 금리 수준은 결과적으로 내년 채권 투자에 있어 긍정적인 환경이라고 짚었다.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시장금리가 지금보다 높아지더라도 내려갈 공간이 더 많다는 것이다. 즉, 지금 투자하면 현재 높아진 수준의 금리를 챙길 수 있고, 향후 금리가 하락할시 채권 가격이 높아져 자본 이익(capital gain)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둔화된 경기 모멘텀으로 주식 기대 수익률이 올해 보다 낮아져, 자산 배분 측면에서 채권의 장점이 돋보인다고 진단했다. 개인 투자자 또한 예적금과 비교해 단기 회사채 펀드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고, 10년 이상 만기의 장기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는 높아진 금리 수준으로 연금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연말이 되면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어 내년 가을까지는 장기채 금리가 2%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CIO는 힘겨운 한해였지만 ‘1년 농사’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했다. 예를 들어 NH아문디 대표 채권 공모펀드인 ‘NH-Amundi하나로단기채증권투자신탁[채권]ClassC’는 1일 에프앤가이드 기준 연초 이후 0.64% 수익률을 기록했다. 동일한 유형에 속하는 국내 단기채 펀드는 0.57% 수익률로, 이를 상회한다. 한 CIO는 매일 이뤄지는 ‘모닝 미팅’ 등 강력한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구성원의 협동 작업 결과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