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휴젤 인수전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 GS그룹은 바이오 사업 강화를 위해 휴젤 인수를 타진해왔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와 중국 사모펀드 운용사 CBC그룹, 중동 아랍에미리트 국부펀트인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와 연합(컨소시엄)을 구성해 가격 제안을 마쳤다.
계획대로라면 GS 주도의 컨소시엄은 휴젤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로부터 지분 42.9%를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어야 했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이다. 업계 일각에서 대형 M&A에 늘 소극적이었던 GS가 이번에도 최종 인수에서는 발을 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비치는 이유다.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GS가 컨소시엄을 통해 10~20% 정도의 자금을 대고 나머지 돈은 투자자들이 맡는 구조로 짜인 만큼, 인수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투자도 GS 입장에서는 소수 지분 투자의 형식”이라며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을 찾는 GS 입장에서는 가격 제안에서 밀린 것이 아니라면 시간을 더 미룰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 사이 中 사환제약까지 인수 후보로…2강 구도 굳혀
이번 계약 체결 지연에는 최근 등장한 중국발 인수자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심뇌혈관 의약품 1위 기업인 사환제약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골드만삭스자산운용과 연합을 구성해 가격 제안서를 제출했다.
여기에 사환제약이 지난 7월 말 기준 중국 내 1900개의 병·의원 영업망을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 내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사환제약이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을 중국 시장에 유통할 인프라를 확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중국 내 보툴리눔 톡신 수요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 규모만 해도 1조원 이상이며, 오는 2025년까지는 3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휴젤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1위 업체다.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두고 국내 시장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소송전이 길어지는 사이 선두를 꿰찼다. 현재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일본과 러시아, 대만 등 세계 28개국에 수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