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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 50대 자산가 정모씨는 지난해 말 모든 금융·현금 자산을 달러화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은 1120원대로 연초와 비교해 많이 오른 상태였지만 국내외 경제, 정치 상황을 볼 때 더 오를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환율이 단기적으로 급등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환차이익을 누리고 있지만 달러를 팔 계획이 없다.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 데다 원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 경기 침체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와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달러예금과 달러보험 등 달러 관련 금융상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달러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금융사들도 관련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장기상품인 달러보험에 대해서는 환율에 초점을 맞춘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한달새 50원 넘게 급등…추가 상승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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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지난달 중순 이후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만큼 상승 추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신한금융투자는 3개월에 연 3% 금리를 제공하는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특판에 나섰다. 개인도 200만달러(약 24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RP는 금융회사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되사주는 조건으로 판매하는 채권으로 만기 시점에 확정 수익률을 지급하지만 예금자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오해영 신한금융투자 FICC본부장은 “달러자산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달러를 보유한 고객들이 늘고 있어 단기 운용수단으로 달러 RP를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달러보험, 환차익 노린 투자 보다는 분산투자·실수요자에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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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생명이 2009년 출시한 ‘무배당 골든타임 연금보험’의 경우 올 들어 판매량이 급증하기 시작해 월평균 470억원 이상 팔리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지난해 1월 출시한 ‘(무)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은 지난달 말 기준 가입계좌 5만건, 누적 초회보험료 1300만 달러를 돌파했다. 푸르덴셜생명이 지난 2017년 7월 출시한 ‘무배당 달러평생소득변액연금보험’은 지난달 말까지 약 1200건(누적판매액 650억) 판매됐고 작년 10월 출시한 ‘무배당 달러평생보장보험’도 약 3500건 판매됐다.
AIA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달러보험은 고액 자산가들이 분산투자 차원에서 활용했었지만 최근 고객층이 넓어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달러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자녀나 손주의 유학자금 등에 대비하려는 실수요가 맞물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도 “달러에 대한 니즈가 있는 사람들에게 달러보험은 굉장한 메리트가 있는 상품”이라며 “금리도 높다는 점에서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단순히 환차이익을 노린 투자는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달러보험은 기본적으로 장기투자 상품으로 중간에 해지하면 오히려 상당한 중도해지수수료를 부담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단기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만큼 달러화 상품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보험은 장기상품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인 환율 흐름 때문에 관심 두기보다는 10년 뒤에도 안전한 통화에 분산투자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