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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업계에 따르면 얀센은 1983년부터 운영하던 경기 화성시 공장을 2021년 말에 철수키로 최근 결정했다. 이곳에서 만들던 약은 한국 내 제약사에 위탁하거나 다른 국가에서 만들어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다. 얀센 측이 밝힌 공장 폐쇄 이유는 ‘글로벌 차원의 생산거점 재정비’다. 얀센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서 한국 화학의약품 공장을 과잉설비 상태로 진단했다”며 “항암제와 면역주사제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중심이 옮겨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화성 공장은 얀센이 지난 2008년 아시아 지역 생산거점으로 지정, 여기서 만든 약을 대만과 홍콩,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8개국에 수출하던 곳이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근무 중인 120여명의 인력에 대해서는 직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세부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엘도 경기 안성시 조영제 공장을 올해까지만 가동한다. 바이엘 관계자는 “글로벌 차원에서 제조와 물류를 통합하고 있다”며 “독일 본사에서 만든 제품을 한국에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얀센과 바이엘의 공장 폐쇄 결정으로 국내에서 약을 만드는 글로벌 제약사는 1990년 중반 18곳에서 오는 2022년이면 얀센백신, 오츠카제약 등 2곳으로 줄어든다. 해외 제약사들의 국내 공장 폐쇄는 2002년 노바티스, 2005년 릴리·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2006년 화이자, 2008년 로슈, 2009년 MSD·베링거인겔하임 등 줄을 잇고 있다.
제약산업의 분업화도 해외 제약사들이 한국에서 공장을 철수하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해외 제약사 아시아태평양 담당 임원은 “과거에는 후보물질 탐색부터 동물실험·임상시험을 거쳐 생산까지 한 회사가 모두 맡아서 했지만, 이제는 생산이나 연구·개발(R&D), 마케팅 등 각 단계에 특화해 경쟁력을 갖추는 게 대세”라며 “공장 운영에 들어갈 비용을 연구·개발에 집중, 신약을 개발한 후 위탁생산하면 된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에 주력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관계자는 “성공률이 낮은 신약 연구·개발 대신, 장점인 제조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외 제약사들이 원하는 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게 위탁생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외 제약사들의 한국 내 공장 폐쇄는 수익성만 추구하고 사회적 책임은 등한시한 ‘이기적인 결정’이란 주장에도 무게가 실린다. 국내 제약사 임원은 “해외 제약사들은 과거 한국 공장을 설립할 당시 외자 유치라며 막대한 혜택을 받았다”며 “공장 운영도 안 하면서 회사명에 ‘제약’을 넣은 한국BMS제약, 노보노디스크제약, 한국화이자제약, 한국유씨비제약 등은 제약이라는 단어를 빼는 게 어울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