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업계 경영진 변화, '새판짜기' 성공할까?

김상철 한컴 회장, 대표이사 복귀
투비소프트 창업주 물러나, 신사업 추진 위한 신규 경영진 영입
  • 등록 2016-01-04 오전 1:21:20

    수정 2016-01-04 오전 1:21:2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주요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이 새해를 맞아 임원진 변화를 통한 새판짜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뜬금없는 신사업 추진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선임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한글과컴퓨터(030520)(이하 한컴)는 한컴 그룹 소유주인 김상철 회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그간 한컴을 이끌었던 이홍구 대표이사 부회장 역시 CEO 자리를 유지해 한컴은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김 회장은 지난 2010년 자신이 최대주주인 소프트포럼(054920)을 통해 한컴을 인수하면서 2013년까지 한컴 공동대표를 맡았다.

김 회장의 2년 9개월만의 한컴 CEO 복귀에 대해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 회장은 무죄를 입증하긴 했지만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은바 있다. 또 그의 부인과 딸까지 회사 경영에 끌어들이며 ‘족벌경영’ 논란을 낳았다.

오너 가족들이 등기임원에까지 오르는 것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다. 가족들을 회사 주요 직책에 앉혀 한 때 뭇매를 맞았던 티맥스소프트은 등기임원을 전문가들로 채웠다. 현재 박대연 티맥스소프트 창업주의 형제와 친인척은 소액 주주로만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 CEO 복귀에 대해 한컴 측은 책임경영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컴 관계자는 “김 회장은 오너쉽을 갖고 책임경영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과 오피스 사업 확장을 진두지휘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은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신규사업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비소프트(079970)의 경우 창업자인 김형곤·최용호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4인의 회사 창업자들은 특수목적법인(SPC)인 피스티스파트너스에 회사를 150억원에 매각한바 있다. 이에 따라 김대준·박광원 각자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투비소프트는 15년 동안 사용자화면(UI) 개발 SW만을 해 온 업체다. 때문에 신임 대표이사의 경력은 기존 사업과는 무관하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김대준 대표는 네트워크 및 보안 업체인 LMG솔루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박광원 대표는 엠넷미디어 대표이사 역임 이후 케이앤그룹(맥스무비) 대표직을 맡은 미디어 전문가다.

투비소프트는 핀테크·사물인터넷(IoT)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신규 임원진 선임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투비소프트는 신규 사내외 이사를 선임하면서 18가지의 사업목적을 정관에 추가했다. 전자상거래 사업부터 복권 발행솔루션 운영 및 판매업까지 사실상 SW 업체가 할 수 있는 모든 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매출액 315억원, 임직원 260명 수준의 회사가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보안SW ‘알약’으로 유명한 이스트소프트(047560)도 창업주인 김장중 대표가 본사 및 자회사의 대표를 겸직하며 사업을 총괄하던 체재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꿨다. 이스트소프트의 신임 대표로는 주요 SW 개발을 총괄해 온 정상원 부사장을 선임했다. 정 신임 대표는 향후 모바일·비전인식·IoT 분야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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