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합병에 반대하는 쪽은 엘리엇(7.1%)에 메이슨(2.2%), 일성신약(2.1%)을 포함해 11.4%에 그친다. 그러나 합병을 성사시키거나 무산시키기 위한 지분에는 모두 못 미친다. 24.4%의 지분을 보유한 소액투자자의 선택과 주총 참여율 등이 중요 변수다.
국민연금 합병에 찬성…남은 건 소액주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되려면 주총 참석 주주 가운데 3분의 2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물산 주총 참여율이 70%라면 46.7%, 80%라고 가정하면 53.3%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반대로 합병 부결을 위해서는 각각 23.3%, 26.7%의 반대 지분이 필요하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뜨거운 논란을 생각하면 주총 참여율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합병 주총을 연 SK와 SK C&C의 주총 참여율은 각각 81.5%, 87.2%에 달했다. 주총 참여율이 올라갈수록 삼성물산과 엘리엇측이 확보해야 할 우호지분도 늘어난다.
삼성물산은 삼성SDI(006400) 등 특수관계인 지분(13.8%)과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선 KCC(002380) 지분(6%)에 국민연금 지분(11.2%)까지 포함해 총 31%의 합병 찬성표를 확보했다. 주총 참여율을 70~80%로 가정하면 국민연금 찬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15.7~22.3%의 지분이 더 필요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상당수가 주총 5거래일 전인 지난 9일까지 마감된 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에 의결권 위임을 마쳤다는 점에서 사실상 삼성물산의 손을 떠났다.
11.1% 지분을 가진 국내 기관투자자는 일성신약을 제외하고는 국민연금과 보조를 맞춰 합병안에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관 중 이미 하나UBS자산운용(지분율 0.02%)이 공식적으로 찬성의결권 행사 방침을 밝혔고, 신영자산운용(1.1%)도 찬성 방침이다. 남은 변수는 사실상 개인투자자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일 통합 삼성물산의 구체적인 주주 친화정책 청사진을 제시했다. 합병 찬반 여부를 고심하는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회심의 카드다.
삼성물산은 12일에는 국내 다수의 증권사가 합병 무산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자료도 내놨다. 합병 무산시 주가하락으로 투자자들의 손해가 예상된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합병이 주주와 기업 모두에게 이롭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합병의 원활한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엘리엇 역시 지난 10일 ‘삼성물산 소액주주에게 보내는 성명’을 통해 “제일모직이 의도적으로 삼성물산에 저평가된 가격을 제시한 합병안의 반대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라는 카페를 통해서도 합병 반대 위임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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