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1대를 들여오면 일자리가 130여개 생겨나는 것을 감안하면 5년간 42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한 셈이다. 그럼에도 A사는 그동안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항공운송업이 올해부터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 업종으로 지정됐지만 정작 화물기만 대상으로 하고 여객기는 제외됐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대당 최소 수천억원에 달하는 여객 항공기 구입을 통한 고용창출 효과는 어느 산업 분야에 뒤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투자세액공제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가 서비스업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되도록 개선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급호텔 B사는 교통유발부담금을 비롯한 각종 부담금 제도가 서비스산업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제조업 공장은 면제받고 있는 교통유발부담금을 숙박시설에는 바닥면적에 비례해서 납부토록 하고 있는 현행 제도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B사 관계자는 “특급호텔은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주로 전세버스나 공항버스 등을 이용하고 있어 교통유발효과가 높지 않다”며 “숙박시설에 교통유발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산업의 육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내수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 및 제도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세제지원에 있어서도 공장용지에 대한 재산세는 분리과세로 0.2%를 책정하는데 비해 호텔부지는 별도합산과세로 이보다 최대 2배 많은 0.4%까지 부과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력요금 또한 서비스업은 산업용보다 37% 가량 비싼 일반요금이 적용된다. 서비스업은 수도요금에 있어서도 제조업에 비해 차별 대우를 받기는 마찬가지다. 서비스업은 제조업에 적용되는 업무용 요금보다 50% 이상 비싼 비업무용 수도요금을 내야한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최근 서비스기업 430개사를 대상으로 ‘서비스산업 경쟁력 현황 및 정책과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처럼 제조업에 대한 정책지원 차별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는 서비스 기업이 62.6%에 달했다. 특히 세제·금융지원, 공공요금 부과 등 각종 정책지원에서 제조업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비스기업들은 제조업에 비해 불리한 차별적 대우가 사라진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응답 기업중 85.6%는 제조업과의 차별지원이 해소되면 국내서비스업 경쟁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답했다. 차별해소를 위한 분야로는 세제혜택 확대(40.2%), 창업 및 사업화 지원(23.4%),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체계 개선(20.4%), 금융지원 확대(14.1%) 등의 순으로 꼽았다.
서비스기업들은 영업규제(41.4%)를 가장 큰 부담으로 느끼고 있었다. 다음은 노동규제(28.8%), 환경·안전규제(27.0%), 가격규제(24.0%), 입지·건축규제 (13.3%), 진입규제(10.9%) 등의 순이었다.
국내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수준이 선진국과 비슷하다는 대답이 49.5%에 달했다. 이어 선진국보다 낮다는 의견이 39.3%, 높다는 답변은 11.2%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선진국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응답이 39.3%에 이르렀지만 지난 2009년 KDI가 실시한 조사와 비교하면 선진국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30%포인트 가까이 늘고, 낮다는 응답은 약 30%포인트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주훈 KDI 박사는 “5년 전보다 서비스산업 경쟁력 평가결과가 개선된 것은 서비스수지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서비스기업들의 자신감 상승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국내 서비스산업은 여전히 생산성이 낮고 협소한 시장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비스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기업들은 낮은 생산성과 저부가가치 해소를 위해 전문인력 양성 등 인프라 확충(40.7%)을 가장 많이 들었다. 이어 주요 서비스산업 규제개선(23.0%), 차별적인 지원제도 개선(20.5%), 유망산업 집중 육성(11.6%)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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