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닷새째 조정..재정협상 우려 지속

3대지수 동반 소폭하락..다우 1만5200선 후퇴
금융주 강세..JC페니, 13년래 최저로 추락
  • 등록 2013-09-26 오전 5:09:37

    수정 2013-09-26 오전 5:09:37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닷새 연속으로 조정을 이어갔다. 국내외 경제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서도 워싱턴D.C에서의 재정협상 교착이 거대한 불확실성이 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61.33포인트, 0.40% 하락한 1만5273.26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7.16포인트, 0.19% 떨어진 3761.10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다 4.65포인트, 0.27% 내려간 1692.77을 기록했다.

지난달 미국 내구재 주문이 한 달만에 다시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돈 가운데 영국 소매판매가 15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탈리아 가계 경기 기대감이 호조세를 보인 것도 시장심리 회복에 한 몫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1시쯤 민주당이 주도하는 상원이 오바마케어 예산안을 다시 포함시킨 수정 임시 예산안에 대한 절차표결을 진행해 이르면 27일 본회의에서 최종 표결을 앞두게 됐지만 하원과의 협상 가능성은 아직 낮은 편이다.

또한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이 다음달 17일이면 정부의 자금한도가 소진될 것이라며 디폴트 우려까지 제기한 것도 시장심리를 악화시켰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금융주가 강했던 반면 오바마케어 논란으로 헬스케어주가 약했다.

JP페니는 골드만삭스가 예상보다 백화점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이후 주가가 15% 이상 급락한 끝에 최근 1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아마존닷컴은 새로운 3세대 킨들파이어 HDX를 공개한 이후 매출 확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반면 마코는 스트라이커가 16억5000만달러에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고 밝힌 뒤로 82% 이상 폭등했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공개한 자동차 부품 소매업체인 오토존도 3% 가까이 상승했다. 장 마감 이후에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베드 베스앤 비욘드와 제이빌 서킷은 동반 약보합세를 보였다.

◇ 美재무, 디폴트 경고..상원, 임시예산안 본회의 상정

미국 상원이 전 국민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오바마케어 시행 예산을 포함한 개정 임시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공화당 대선 유력 후보중 하나인 데드 크루즈(텍사스주) 상원의원이 합법적인 의사 진행 방해(필리 버스터)의 일환으로 21시간에 걸친 마라톤 연설을 진행한 이후 실시된 상원 절차 표결에서 100명의 의원들 모두가 임시 예산안을 본회에 상정하자며 찬성표를 던졌다.

이날 절차투표가 무사히 가결됨에 따라 임시 예산안에 대한 상원 본회의에서의 최종 표결은 이르면 이번주인 27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상원이 하원이 가결시켜 보낸 임시 예산안을 늦어도 이번주 일요일인 29일까지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제이콥(잭) 루 미국 재무장관이 다음달 17일이면 연방정부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실질적인 부채한도가 모두 소진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자칫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5월에 정부 부채한도에 상한선에 도달한 이후 재무부가 취해온 특별 조치에 따른 자금 조달도 10월17일이면 모두 소진될 것”이라며 “만약 정부가 부채를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파국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으며 정부 재정지출에 우선순위를 정해 이를 줄이자는 공화당의 계획도 단지 다른 이름의 디폴트가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 아마존, ‘더 빠르고 더 비싼’ 킨들파이어 HDX 공개

자체 태블릿PC로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적하고 있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닷컴이 3세대 킨들파이어 HDX를 공개했다.

아마존은 이날 3세대 킨들파이어 HDX를 두 종류의 디스플레이로 선보였다. 전작들에 비해 더 빨라지고 더 가벼워진 이번 3세대 킨들파이어는 처음으로 디스플레이가 7인치와 8.9인치로 두 종류로 출시되며 판매가격도 종전보다 더 올라갔다.

눈에 띄는 점은 종전 2세대 킨들파이어 HD의 판매가격이 199달러부터 시작되는데 비해 이번 제품은 최저 299달러, 최고 479달러로 판매된다. HDX 8.9인치의 경우 4G용이 479달러에, 일반 모델은 379달러로 각각 책정됐다. 다만 이는 329달러부터 시작되는 애플의 보급형 태블릿인 ‘아이패드 미니’나 ‘아이패드’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이번 킨들파이어 HDX는 ‘아이패드’ 최신작에 비해 더 높은 해상도를 가진 스크린과 더 빨라진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전작에 비해 더 가벼워졌고 색상도 다양해졌다. 또 처음으로 4세대 무선이동통신을 지원하게 된다.

특히 아마존은 ‘메이데이(Mayday)’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는데, 이는 태블릿 사용자가 새로운 기능이 궁금하거나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작은 동영상을 통해 고객서비스 센터 직원과 라이브 화상 연결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이를 통해 제품을 원격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 美 2Q 가계자산, 1.3조불 증가..또 사상최대 경신

주식시장 랠리와 주택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 2분기(4~6월)중 미국 가계의 순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나 2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에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순자산 규모가 전기말대비 1조3400억달러, 1.8% 증가한 74조8000억달러(약 8경485조원)를 기록했다. 가계 순자산 규모는 지난 1분기말에 73조5000억달러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7년 3분기에 기록했던 종전 최고치인 68조1000억달러를 넘어선 바 있고, 이번에 이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이같은 가계 순자산 증가는 지속적인 증시 랠리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이런 훈풍이 연초 소득세 부담 인상과 연방정부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인 시퀘스터에 따른 악영향을 상쇄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중 미국 가계부채도 전기대비 0.2% 증가했다. 최근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탓에 모기지대출은 1.7% 줄어든 반면 자동차와 학자금 대출 등을 포함한 소비용 대출은 5.6%나 급증했다. 결국 부채 증가도 경기 회복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한다는 소비경기가 견조하게 회복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 美 신규주택 판매, 큰폭 반등..내구재주문도 증가

미 상무부는 이날 지난 8월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7.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앞선 7월의 14.1% 감소에서 증가로 급선회한 것으로, 지난 1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장 큰 증가율이었다. 다만 7월 수치는 종전 13.4% 감소에서 추가로 하향 조정됐다. 계절조정한 연율 환산으로 신규주택 판매수도 42만1000건으로, 7월의 39만건은 물론이고 시장에서 예상했던 42만건을 모두 웃돌았다.

지역별로는 북동부 지역에서 판매가 8.8% 증가했고 중서부에서 19.6% 늘었다. 납부에서도 15.3% 증가했고 서부에서는 14.6% 급감했다.

또한 미 상무부는 지난 8월 미국의 내구재주문이 전월대비 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지난 7월 8.1% 감소에서 증가로 급선회한 것이며 보합을 기록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도 웃돈 것이다.

자동차부문 호조세가 내구재 주문 증가를 주도한 탓에 변동성이 큰 운송부문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0.1% 감소했다. 앞선 7월의 0.5% 감소보다 개선되긴 했지만 1.0%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에는 못미쳤다. 반면 국방부문을 제외한 주문은 0.5% 증가하며 7월의 7.5% 감소보다 크게 개선됐다. 아울러 기업 설비투자의 선행지표 격인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주문 역시 1.5% 증가해 7월의 3.3% 감소보다 개선됐다. 다만 이는 1.9%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에 못미쳤다.

◇ 英 소매판매, 15개월래 최고..경기회복 기대

이달중 영국 소매판매가 최근 15개월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경기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전반적인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산업연맹(CBI)이 이날 발표한 이달중 영국 소매판매지수는 34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8월의 27보다 7포인트나 한꺼번에 상승한 것으로, 42를 기록했던 지난해 6월 이후 1년 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CBI 소매판매지수는 1년전에 비해 매출이 늘어난 소매업체 비율에서 매출이 줄어든 업체 비율을 뺀 값으로 산출된다. 이같은 소매판매지수 상승은 영국 가계의 자신감이 커지면서 경기 회복세가 3분기에 더 강화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CBI측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여전히 신중함을 보였다. 배리 윌리엄스 CBI 서베이 대표는 “일반 소비자들의 경제활동이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지표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소비지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소비 심리는 언제든 악화될 수 있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아직 소매부문이 숲에서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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