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마케팅]②슈퍼볼 TV광고비 초당 1억원, 아깝지 않은 이유

현대·기아차 '슈퍼볼' 광고 전세계 브랜드 알리기
'삼성=첼시' 이미지.. 세계 1등 기업 인식효과
  • 등록 2013-08-02 오전 5:01:40

    수정 2013-08-02 오전 8:26:38

[이데일리 이진철 성문재 기자] 북미지역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는 단연 미국 프로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이 꼽힌다. 매년 경기가 개최되는 일요일 당일은 ‘슈퍼 선데이’로 불린다. TV 중계방송으로 미국내 시청자만 4000만명이 넘고 전세계 200여개국에서 1억명 이상이 시청한다.

폭발적인 광고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슈퍼볼의 TV광고 단가는 초당 무려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를 시작해 올해까지 6년 연속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광고 단가가 1초에 1억원이라면 엄청난 금액 같지만 사실 이 정도의 돈으로 전세계에 브랜드를 알릴 다른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기아자동차가 올해 미국 프로 미식축구 슈퍼볼에서 실시한 ‘우주에서 온 아기(Space Baby)’ 편의 쏘렌토R 광고. 미국의 주력 일간지 USA투데이가 실시한 슈퍼볼 광고 선호도 조사에서 전체 54개 중 6위를 기록했다. 기아차 제공
◇ IOC, 후원기업만 올림픽 마케팅 가능.. 후원금 규모 급증

스포츠 마케팅은 올림픽같은 대형 국제 스포츠이벤츠의 스폰서십(후원) 마케팅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기업들의 스폰서십은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행사 뿐만 아니라 특정 구단, 팀, 경기장, 선수 개인 등으로 확대됐다.

올림픽 후원의 첫 이정표는 코카콜라와 코닥이 세웠다. 코카콜라는 지난 1928년 제9회 암스테르담 올림픽에 참가하는 미국 올림픽 선수단에 콜라 1000박스를 제공했다. 코닥은 올림픽 경기 초상권을 사들이면서 경쟁사의 사진촬영을 제한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985년 ‘올림픽 파트너’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본격적으로 공식 후원 업체를 지정하기 시작했다. IOC에 의해 선정된 기업만이 올림픽 관련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해 개최된 제30회 런던올림픽에는 최고 등급인 월드와이드 파트너에 코카콜라 등 11개 기업, 올림픽 파트너에 아디다스 등 7개 기업이 선정돼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였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월드와이드 파트너)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올림픽대회 파트너 기업들의 후원금 규모는 20년 새 9배 가량 급증하며 지나친 ‘상업화’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공식 파트너에 참여한 코카콜라, 코닥 등 9개 기업은 9600만달러를 내놨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공식파트너 12개 기업은 8억6600만달러를 후원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의 11개 월드와이드 파트너가 지불한 후원금은 사상 최대인 10억달러(약 1조112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적인 신용카드 브랜드 비자(Visa)는 올림픽 후원을 통해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자는 1985년 공식 파트너 도입 때부터 독점권을 선점했다. 이에 따라 올림픽 경기장과 숙소 등에서 비자카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올림픽 공식 파트너가 된 직후 3년간 비자의 세계 매출은 18% 성장했고 3위에 머물던 아시아 지역내 카드 브랜드 순위를 1위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최근 스포츠마케팅의 성공 사례로는 유럽 자동차회사 오펠이 꼽힌다. 한때 파산 위기까지 내몰렸으나 이탈리아 명문 구단 AC밀란과의 후원 계약으로 정상기업의 이미지를 되찾았다.

◇ 단순 브랜드 노출에서 SNS 활용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발전

국내 기업들은 스포츠 경기 후원을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서 재미를 봤다.

삼성전자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첼시가 2012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첫 우승을 하면서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얻었다. 삼성전자는 첼시의 스폰서로서 첼시 선수단의 유니폼 가슴부분과 경기장에 삼성 브랜드를 노출하면서 ‘삼성=첼시’ 이미지를 심었다. 첼시구단 후원은 삼성전자의 유럽 매출이 2004년 17조원에서 2009년 36조원으로 두배 이상 늘어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제현 계명대 스포츠마케팅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주요 대회·팀과 스폰서 기업의 이미지를 매칭하기 때문에 기업 브랜드 이미지도 높일 수 있다”면서 “삼성이 올림픽을 후원하면서 세계적인 기업, 1등 기업이라고 인식된 것도 이같은 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첼시가 2012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큰 효과를 거뒀다. 삼성전자 제공
LG전자는 인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크리켓 대회를 1999년부터 후원하고 있다. 인도 경제전문 잡지인 4Ps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 시장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8위에 올랐고, 가전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기아차는 지난 2011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남미 최고의 축구 축제 ‘코파아메리카’를 후원했다. 전 세계 177개국 60억명이 경기를 시청해 약 3억달러의 홍보효과를 누렸다.

최근 스포츠 마케팅은 단순한 브랜드 노출을 넘어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높여 홍보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삼성은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SNS와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연계한 ‘소셜 올림픽’로 만들 계획이다. ‘삼성 글로벌 블로거 프로그램’을 운영해 전 세계에서 선발된 젊은이들이 소치를 방문해 선수들의 생생하고 감동이 있는 이야기를 SNS를 통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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