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스페인`..유로존 위기감 다시 고조

유로존 4대 경제국 스페인 국채 수익률 급등
  • 등록 2010-11-27 오전 1:26:31

    수정 2010-11-27 오전 8:22:12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이번엔 스페인이다. 재정위기 도미노 현상 속에서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기로 결정한 이후 포르투갈이 다음 차례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이미 스페인에 모아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하며 재정위기에 대한 높은 불안감을 반영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런던 시간 오후 3시37분 현재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16%를 기록했다. 1주일 전만 해도 수익률은 4.74%였다. 이날 수익률 상승으로 인해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264pb(2.64%포인트)로 벌어졌다. 이는 유로화 도입 이후 가장 넓은 스프레드다.

이날 유로존에 대한 우려를 키운 것은 파이낸셜타임스(FT) 독일판 보도였다. FT는 이날 익명의 독일 재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은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 가능성을 낮춰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포르투갈은 물론 스페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정부, EU 집행위원회(EC), 독일 재무부는 모두 FT의 보도를 부인했다.

포르투갈 총리를 지낸 호세 마누엘 바로소 EC 위원장은 "보도는 완전히 틀렸다"며 "포르투갈은 구제금융을 신청하지도 제안받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즈 자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이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이 EU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도 올해 남은 국채 입찰을 예정보다 적은 규모로 실시하겠다며 시장을 달랬다.

그러나 스페인 국채 수익률은 장 중 상승폭을 다소 축소하는 데 그쳤고, 유로화 가치는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세를 지속했다.

스페인은 유로존의 4대 경제국이다. 유로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스페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1.7%에 달한다. 따라서 이 나라가 재정위기에 빠지고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면 그 여파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의 위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으로 우려된다.

게리 젠킨스 에볼루션증권 채권리서치 헤드는 "스페인의 GDP는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를 합친 것의 2배가 넘는다"며 "스페인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유로존의 위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 재무장관들은 오는 28일 오후 회의를 열고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과 유로존의 경제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아일랜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1bp 상승한 9.35%를 기록했다. 지난주에 비해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사상최대인 656bp를 나타냈다.

다만 포르투갈 국채 수익률은 10bp 하락한 7.15%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포르투갈의 국채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을 떨어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독일 국채와의 스프레드는 여전히 3개월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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