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하나금융 중심의 합병을 추진 중인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복안과는 상당한 시각차를 나타낸 것으로, 향후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 DC를 방문한 이종휘 행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에서 "하나금융쪽이 (우리금융을) 인수를 할 수는 없고 어차피 합병이다. 합병이 되면 제3의 법인 중심은 우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 등을 포함한) 우리금융의 기업가치나 고객구성, 맨파워 등이 모두 앞서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통합법인의 회장이 우리금융지주의 이팔성 회장이 될지는 언급을 피했다.
현재 우리금융 민영화는 하나금융이 검토 중인 지분인수와 합병을 접목한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즉 정부(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우리금융 지분 57% 중 절반가량을 하나금융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인수한 후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을 합병하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2002년 이 같은 방식으로 부실은행이었던 서울은행과 합병한 바 이다.
이는 하나금융지주가 구상하는 방식대로 우리금융의 민영화가 추진 될 경우 우리금융 기존 조직원들이 반발이 클 수 있고,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카드로 김승유 회장의 용퇴가 거론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행장은 또 "본인(김승유 회장)은 갈 데도 있지 않으냐. 학교(하나고등학교)도 있고.."라고 덧붙였으나 김 회장의 용퇴를 전제로 하나와의 합병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
하지만 이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매각과 관련해 포스코나 국민연금도 우리금융지주를 인수할 수 있는 대주주 후보 중 하나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 좋은 후보들이다"라고 말해, 하나금융식 합병 외에도 제3의 대안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행장은 이와함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장은 재임 중 2회 이상의 경고 조치를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으면 연임할 수 없다는 조항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며 연임 의지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이 행장은 "수석 부행장 때 1번, 은행장 때 1번 (경고 조치를) 받은 거다. 동일 임기 중 2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행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한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워싱턴에서 별도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지주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은행은 규모보다는 위험관리가 핵심이다. 그것을 콘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수합병에 관한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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