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든든한 고기국물과 쫄깃한 국수 <안동국시 소호정>
밀가루에 콩가루를 섞어 만든 반죽을 30℃에서 2시간, 상온에서 하루정도 숙성한 후 면을 만든다. 밀가루는 원래 소화가 잘 되지 않지만 숙성을 거치면서 성질이 변화되어 먹고 난 후에도 속이 편안하다.
한우 양지 살코기부위를 두 시간 정도 고아 국물을 만든다. 안동에서 항상 고기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었던 것은 아니다. 옛날에는 맹물에 고추장이나 간장 등 양념장만 풀어 국수를 말아먹기 일쑤였다. 귀한 손님에게나 고기 국물에 고기 고명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뜨끈한 고기국물에 여느 칼국수보다 곱게 썬 국수는 쫄깃하다. 고기국물이라 든든하다. 가격은 8500원.
한번에 끓일 수 있는 양은 18그릇. 국수 1인분을 끓이는 것과 10인분을 끓이는 것은 차이가 크다. 그래서 18인분 이상도 삶지 않지만 1인분만도 삶지 않는다. 충분한 맛이 우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똑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집에서 먹는 것과 밖에서 먹는 것이 다른 이유다.
대신 테이블도 25개 이상은 놓지 않는다. 안동국시가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안 대표는 한결같은 맛을 내기 위해서 주인은 그 맛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조금의 허용치를 둬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비용절감이나 편의를 위해 ‘이 정도쯤이야’는 결국 업소 문을 닫게 될 만큼 부정적인 변화를 야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 메밀묵, 국시, 후식으로 이루어진 소호정식(1만8000원)이나 수육과 메밀묵, 국시, 후식으로 구성된 ‘하회정식(2만1000원)도 있다. 1984년에 테이블 5개로 시작해 현재 본점과 3개의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 이북식 냉국수로 젊은 층 입맛 잡는다! <하단>
서울 성북구 <하단>은 평양만두를 전문으로 하는 이북음식 전문점이다. 윤후자 대표의 외가가 평안남도였다. 집에서 해먹던 음식을 그대로 재현해서 내고 있다.
언뜻 김치말이 국수와 비슷하다. 원래 소면으로 만들지만 2003년, 메밀을 섞은 칼국수 면으로 냈을 때 젊은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 특별한 주문이 없으면 냉칼국수로 낸다.
부산에서 본 메밀국수를 활용하여 만든 것이다. 면도 그녀가 직접 부산에 주문을 해 받는다. 윤 대표가 직접 주방에서 만들어 내기 때문에 이곳은 고객 90%가 예약을 하고 방문한다.
“요즘 사람들은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시간을 너무 지루해 하기 때문”이란다. 고객이 몰려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도 부담스러워 제대로 음식을 하기 힘들다는 것도 이유다.
이곳에서는 이북식 김치말이국수나 만두전골 외에도 메뉴에는 없지만 미리 예약시 흔하게 접하기 어려운 알국이나 묵물 등도 먹어볼 수 있다.
◇ 담백하고 깔끔한 충청도식 ‘도마국수’ <김씨도마>
나머지 고명은 국물을 내면서 삶은 무와 쇠고기와 호박, 버섯 볶은 것, 씻은 김치가 따로 서빙 된다. 고객마다 좋아하는 고명과 싫어하는 고명이 있으니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데다 고급스런 이미지를 더해준다.
점심에는 국수와 함께 궁중떡볶음(6000원), 셋이 오면 국수 두개와 궁중떡볶음을 주문하는 고객들이 많다.
도마를 모티브로 한 인테리어와 그릇 꾸밈이 재미있다.
저녁에는 국수보다 문화재58호로 등록되어 있는 진천 막걸리, 안동소주와 함께 도마빈대떡(1만5000원), 도마강릉에서 직접 공수해온 문어숙회인 도마문어(3만원), 도마메밀묵(1만5000원), 삭힌 상어고기인 돔배기(4만5000원) 등이 안주로 골고루 많이 나간다.
식사로 도마빈대떡이나 궁중떡볶음에 메밀묵, 수육, 문어와 국수를 묶어서 판매하는 도마세트 A(2만5000원)와 돔배기까지 맛볼 수 있는 세트 B(3만5000원)도 연세가 있는 고객들이나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메뉴로 특히 인기가 있다.
김민용 대표의 친정인 충청도에서 해먹던 그대로 내고 있다. 날콩가루와 밀가루, 계란, 천일염을 넣어 반죽을 해서 면을 만든다. 콩가루를 넣으면 면이 고소하고 쫄깃할 뿐 아니라 같이 삶기면서 국물도 구수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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