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지난 주 미국 뉴욕증시는 금요일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간으로는 하락했다. 폭탄테러 등의 지정학적 불안감으로 인해 지난 월요일부터 하락 출발한 미국 증시는 방향 없이 등락을 거듭하는 장세를 보였다.
주간으로 보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4% 하락한 9628를,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4% 내린 1035를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9% 떨어진 1893으로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4% 하락한 502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적분석으로 보면, 올해 3월부터 유지해왔던 50일 이동평균선을 3대지수 모두 불과 0.5%미만으로 하회하고 있는 상태다. 즉 상승 트렌드의 바닥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지난 주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10월 소비자물가가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예상치 0.2% 상승을 하회하며 이자율인상에 대한 우려를 덜어줬다. 주간 신규실업수당신청건수는 35만 5천건으로 예상치를 1만 5천건 밑돌며 고용시장 회복 추세를 보여줬다. 북미 반도체장비산업의 10월 주문출하비율은 200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을 기록하여 반도체산업의 회복세를 확인했다.
홈디포, 휴렛패커드, 디즈니 등 기업들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했다.
양호한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하락한 것은 폭탄테러와 알카에다의 위협, 달러 약세 등 경제외적인 요인들이었다. 불안해진 투자자이 이익실현에 나선 것도 증시 하락을 가져온 원인이 됐다.
이 주는 기업 실적 발표가 줄어드는 반면 경제 지표가 쏟아진다. 목요일 추수감사절로 인해 지표 발표는 화요일과 수요일에 몰려 있다.
그 중 수요일에 나오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 북이 관심의 대상이다. 지난달 발표됐던 베이지 북은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 이외에는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는 10월 28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팅에서 “상당한 기간” 낮은 이자율을 유지한다는 발표로 나타났었다. 이후로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는 징후들이 나타나는 지금, 수요일의 베이지북에서 나타난 평가는 12월 9일로 예정된 FOMC미팅에서 결정될 통화정책(이자율 인상 시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하던 날, 증시는 장기 지지선에서 반등을 시도하고 있었다. 나스닥의 경우 1700선을 회복하며 상승세를 타다가 거래가 중단됐다.
일주일간 증시가 폐장한 가운데 미국증권협회에서 필자가 몸담고 있던 증권사로 공문이 왔었다. 항공사 주식들을 숏(공매도)한 구좌 명단과 특히 아랍계 이름을 가진 구좌에 대한 협조 요청이었다. 또한 애국심의 발로인지 주식시장에 묶인 개인자산의 보호 차원에서인지는 몰라도 눈물형에서부터 협박성에 이르기까지 각종 비공식적 이메일이 몰려 들었다. 미국 경제를 위하여 숏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일주일 뒤 거래를 재개한 증시는 폭락세가 이어졌고 나스닥은 한때1400선까지 하락했다. 이후 나스닥은 연말까지 저가매수세와 숏커버링으로 베어마켓랠리를 펼치며 2000선을 회복했다.
증시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의미가 없지만, 그 당시9.11테러가 없었다면 하락장이 조기에 종료되었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9.11테러는 불황을 탈피하려던 미국 경제에 짐이 되었고 2002년에도 계속된 하락장의 원인이었다.
주식 보유는 그 기업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다. 특정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다는 것은 그 기업의 수익성과 미래를 사는 것이다. 주식 투자자들이 거시적인 경제지표와 미시적인 실적발표에 민감한 것도 그 때문이다.
경제외적인 테러위협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은 단기적으로는 하락장의 형태를 연출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기업들의 실적발표와 경제지표로만 본다면 주가의 상승여력은 남아있다고 본다.
역사적으로 보면 추수감사절을 전후로 지난 50년중 41년동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상승했었다. 이 시점은 또한 연말 랠리의 시발점이기도 했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만족스러운 편이었고 경제지표 또한 미국경제의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기에 추가랠리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이미 상승폭이 컸던 만큼 차익실현욕구가 계속될 수 있으며 지정학적 긴장감과 추수감사절 연휴로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약할 것이다. 이번 주는 적은 거래량과 함께 관망장세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