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는 시대착오적이다. 최근 몇 년 새 유통업은 지각변동을 겪었다. 이제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는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이 주도한다. 이런 상황임에도 대형마트들은 낡은 규제 그물에 갇혀 온라인 새벽 배송조차 못한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12년 전 만든 유통법이 발목을 잡고 있다. 연말 일몰이 돌아오는 K칩스법은 대기업이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투자하면 15%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내용이다. 한국경제인협회 설문조사에서 기업인들은 21대 국회에서 통과되길 희망하는 법안 1위로 K칩스법 시한 연장을 꼽았다. 미국에 투자한 삼성전자는 보조금 64억달러(약 8조 7550억원)를 직접 받는다. 우리는 세액공제식 간접지원이면서도 인색하기 짝이 없다.
지난 2년간 국회는 민주당이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 등의 쟁점법안을 단독으로 밀어붙이면서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로 맞서고 재표결에서 부결되는 악순환을 겪었다. 역대 최다의 2만 5846건의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이 중 1만 6393건은 줄폐기될 게 거의 확실하다. 여야의 극한 대치와 충돌 와중에 민생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법안들도 철저히 외면받았다. 말 많고 탈 많은 맹탕 국회에 세비 돌려달라는 국민의 아우성이 빗발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