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메디톡스(086900)가 지난 상반기 보툴리눔 톡신 매출로만 445억원의 성과를 냈다. 동남아시아와 남미에서 매출이 늘어나면서 톡신의 수출 비중도 55%를 넘겼다. 하반기 톡신과 관련된 모멘텀이 남아있어 올해는 사상 최대 연 매출액을 기록하겠다는 계획이다.
17일 메디톡스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945억원, 영업이익은 11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회사의 목표는 2019년 이래 3년간 깨진 적 없는 연 매출 기록을 올해 경신하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도 올해 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186억원, 359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꾸준히 성장해 2019년 2059억원의 연 매출을 냈지만 이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메디톡신’ 판매중단 처분으로 영업적자를 내며 매출액도 1408억원으로 고꾸라졌다. 이후 1000억원대 후반으로 매출액을 회복했지만 2000억원 고지를 탈환하는 데는 번번이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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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모멘텀은 해외 시장에 집중돼 있다. 메디톡스는 2021년부터 매년 수출비중을 점차 늘려오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미국과 중국에서의 매출 확대가 관전 포인트다.
태국, ‘왕의 귀환’ 가능할까
메디톡스는 2008년 국내 톡신 회사 중 가장 먼저 태국 시장에 진출해 앨러간 등 글로벌 제약사를 제치고 약 60%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성공적인 태국 진출을 위해 2017년에는 태국 미용전문업체 셀레스테와 현지합작법인 ‘메디셀레스’도 만들었다.
하지만 2020년 한국 식약처의 잠정 판매중단 권고를 시발점으로 태국 시장에서 난항을 겪었다. 태국 식품의약품청(TFDA)이 ‘뉴로녹스’(메디톡신 수출명) 전품목을 회수하는 등 메디톡스의 톡신 판매가 중단된 것. 지난 3월 국내 민사소송 1심에서 메디톡스가 대웅제약(069620)을 상대로 제기한 보툴리눔 균주 소송에서 승리하고 식약처의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에서도 승소하면서 최근 태국 시장 판매도 재개됐다.
태국 매출만 정상화돼도 하반기 100억원 안팎의 추가 매출을 기대해볼 수 있다. 지난해 톡신 매출이 947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태국에서의 성패가 톡신 1000억원 돌파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메디톡스의 지난해 상반기 톡신 매출은 425억원이었는데 올 상반기 매출은 445억원으로 약 5%가량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하반기 매출 성장률도 상반기 수준에 그친다면 올해 톡신 매출은 1000억원을 넘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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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태국 판매가 정상화되면서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중국·중동…내년 ‘빅마켓’ 진출 기대감↑
중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중동시장이 남아있다. 먼저 중국에서는 2020년 한국 식약처의 허가 취소로 심사가 중단된 뉴로녹스의 심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연내 중국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이를 위한 실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내년에는 중국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임상 3상을 마친 액상형 톡신 ‘MT10109L’로는 미국과 중동시장을 노린다. 액상형 제제는 기존 가루 형태 제품과 달리 희석이 필요하지 않아 안전성과 편의성이 높다. 애초 1분기 중 MT10109L에 대한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BLA) 제출을 목표로 했으나 다소 늦춰졌다. 연내에는 BLA 신청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중동시장 진출을 위해 비동물성 보툴리눔 톡신제제 MT10109L의 할랄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할랄인증은 무슬림을 위한 것으로 돼지나 알코올 관련 성분이 없어야 획득할수 있다. 아직까지 전세계에 할랄인증을 받은 톡신이 없어 인증을 받을 경우 빠르게 중동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중동시장의 첫 타깃은 ‘중동의 허브’라 불리는 두바이다. 두바이 진출에 성공 후 다른 중동 국가로 수출영토 확장도 꾀해볼 수 있다. 연초 두바이 국영기업과 할랄인증을 받은 톡신 완제품 공장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