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석학의 조언…"한미 핵협의체, 일본도 들어와야"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 인터뷰①
기시다 방한 때 안보 협력 논의
NCG 상설기구로 격상시켜야
  • 등록 2023-05-02 오전 12:01:00

    수정 2023-05-02 오전 12:01:00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워싱턴 선언에 포함된 한미 ‘핵 협의 그룹’(NCG)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결국 일본이 들어와야 합니다.”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사회학과 교수)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워싱턴 선언은 진전이 있는 게 맞지만 상징적인 의미 외에 얼마나 구체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이렇게 말했다. NCG를 상설기구로 격상하려는 과정에서 일본까지 함께 해야 효과가 극대화하는 만큼 이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재미 석학인 신 소장은 한미 동맹, 남북 관계, 동북아 역사 등 정책 과제를 수행하며 워싱턴 정가에서 지명도가 높은 인사다.

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은 “‘핵 협의 그룹’(NCG)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결국 일본이 들어와야 한다”고 했다. (사진=스탠퍼드대 제공)


그 분기점은 일단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오는 7~8일경 한국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직후 19~21일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한미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에 이어 기시다 총리의 방한,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등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3국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셈이다.

신 소장은 “한국은 NCG의 실질적인 세부 대책을 마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NCG는 분기별로 1년에 네 차례 회의를 연다는 윤곽 외에는 구체적인 설명이 나온 게 없다.

신 소장은 또 대만 문제를 두고 ‘최대 화두’라고 강조하면서 “미국 현지에서는 중국이 5년 안에 대만을 향해 군사적인 조치를 할 확률이 하지 않을 확률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며 “북한보다 오히려 대만 문제 때문에 한미일 공조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만에 하나 대만 인근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해상 무역로가 막힌다면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불 보듯 뻔하다.

그는 한미 확장억제 외에 공급망 전략의 세부 대책 필요성 역시 강조했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에 나타난 독소·차별 조항을 시정해 한국 기업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안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신 소장은 “한국 정부가 (미국에 적극 투자하려는) 기업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독소 조항 시정 등) 후속 조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SK하이닉스(000660) 등은 근래 들어 중국보다 미국으로 투자를 확 늘리고 있다. 다만 보조금 지원의 반대급부로 날아드는 영업기밀 제공, 초과이익 공유 등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는 기류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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