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아래서 발장구 치는 국민연금…주총시즌 준비 총력[마켓인]

주총 앞두고 3차례 비공개 행사 개최
의결권 행사 세부 기준 및 사례 소개
위탁사에 올해 의결권 행사 적극 요청
최근 5년간 반대 의견 행사 비율 급증
다음 달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관심 ↑
  • 등록 2023-02-16 오전 5:19:13

    수정 2023-02-16 오전 11:18:04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국민연금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이번 주에만 세 차례에 걸쳐 비공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위해 총력을 다하는 중이다. 900조원의 자산을 굴리는 국내 자본시장 최대 큰손의 영향력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최근 5년간 반대 의결권 행사 비율도 눈에 띄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비공개 설명회서 의결권 적극 행사 요청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번 주 세 차례에 걸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세부 기준과 사례 등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는 30여개 국내 주식 위탁운용사와 2개 의안 분석 자문기관, 상장사협의회 회원사 등 각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비공개로 진행된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주식 규모는 약 121조7000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13.6%를 차지한다. 이중 직접운용 비중은 49.9%로 절반 이상을 위탁 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직접투자의 경우 사전에 투자 가능한 종목 풀을 구성해 그 범위 안에서 투자를 시행하고, 위탁운용에 대해서는 세부 유형별 포트폴리오 관리 전략에 따라 관리 운용하고 있다.

지난 13일 국내주식 위탁운용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명회에서 국민연금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합병(M&A)이나 인적분할 등 기업 가치에 큰 변화를 미치는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는 취지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10일 현대백화점(069960)의 인적분할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현대백화점의 지분 8.03%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국민연금은 지난 1월 현대백화점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일반 투자’로 조정했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주주 활동에 나서기 위한 초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KT(030200)의 차기 대표이사 연임 절차에 관해서도 국민연금은 최대 주주로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초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구현모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CEO 후보 결정의 투명성을 강조하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공개경쟁 방식으로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연금이 1%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지난 2021년 말 기준 647개사에 달하며, 그중 5% 이상 보유한 상장사는 264개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 자산비중 상위 5개 종목은 △삼성전자(005930)(8.5%) △SK하이닉스(000660)(9.1%) △네이버(035420)(8.9%) △현대차(005380)(8.1%) △삼성SDI(006400)(8.0%) 등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내달 주총 주목

이처럼 국민연금이 연달아 비공개 간담회를 열며 주총 준비에 한창인 것은 본격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에 힘쓰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단순히 주식 보유와 그에 따른 의결권 행사에 한정하지 않고, 기업과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최근 5년간 의결권 행사 내역을 살펴보면 반대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행사한 전체 의결권 안건 수 3360건 중 반대 비중이 23.72%(797건)를 차지한다. 이중 찬성 비중은 75.98%(2553건)이고, 중립·기권은 0.3%(10건)였다. 지난 2018년 반대 비중이 18.82%에 그쳤는데, 5년 새 4.9%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또한 지난해 3분기까지 행사한 의결권 중 1468건은 위임했는데, 위임 시 찬성과 반대 비중은 각각 74.59%(1095건)와 25%(367건)였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부터 의결권 행사 위임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결권 행사를 위탁운용사에 위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 활동을 강화하면서 이들의 주주권 행사 방향에 따라 국내 증시에 미치는 파급력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당장 오는 16일과 17일에도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기준을 소개하는 비공개 설명회가 예정돼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책임투자 활동이 한층 강화됐다”며 “최근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를 주문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긴장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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