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정부…내년 예산 640조원대 전망

[尹정부 첫 예산안 제출 임박]
대규모 예산 감축 쉽지 않을 듯
607兆에서 679兆 사이 결정 유력
  • 등록 2022-08-23 오전 3:30:01

    수정 2022-08-23 오전 3:30:01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공지유 기자]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긴축재정을 강조해온 윤석열 정부의 첫 예산안 제출이 임박한 가운데 예산 감축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쉽게 감축하기 어려운 경직성 예산이 많고, 부모급여와 같은 대통령 공약이행 예산도 신설돼야 한다는 점에서 대규모 예산 감축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010년 이후 첫 축소 본예산 전망…640兆대 예상

2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본예산은 지난해 본예산(607조 7000억원)과 2차례 추경을 더한 총지출 예산(679조 5000억원)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0년 이후에 최초로 추경을 포함해 전년도 대비 대폭 감소한 수준의 예산편성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정부는 그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계없이 다음해 본예산 규모를 전년도 총지출보다 키웠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본예산을 292조 8000억원으로 편성, 2009년 총지출(302조 3000억원)보다 낮게 책정한 이후 한번도 본예산이 전년도 총지출보다 감축 편성되지 않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증가폭이 컸다. 윤 정부가 내년 본예산을 679조 6000억원 이하로 책정한다면 무려 13년 만의 감축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본예산이 640조원 안팎에서 제출할 것으로 에상하고 있다. 이는 올해 본예산(607조 7000억원) 대비 약 5.3% 늘어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평균 증가율(8.7%)과 비교하면 3%포인트 이상 낮지만, 박근혜 정부(4.28%)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추 부총리의 공언처럼 올해 총지출(679조 5000억원)과 비교해 5.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5% 안팎의 감축이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먼저 전체 예산 중에서 칼을 댈 수 있는 부분 재량지출은 150조원 안팎으로 나머지 대부분은 쉽게 건드리기 어려운 인건비와 같은 경직성 비용이기 많기 때문이다. 재량지출의 상당부분도 인건비와 관련된 부분이 많아 실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600조원대 초반까지 도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또 부모급여, 기초급여 단계적 인상, 장병 월급 200만원 단계 인상 등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재원 부담도 큰 상황이다. ‘현금성 3대 공약’으로 불렸던 이들 공약은 이행에 5년간 68조원이 필요하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18일 예금보험공사에서 열린 재정준칙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관리재정적자 GDP 3% 내 목표…공공부문 주 타깃

정부가 내년도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설정한 것도 640조원 예산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다. 관리재정수지란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4대 사회보장성기금수지(국민연금 등)를 제외한 것으로, 이를 3% 이내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내년 재정적자를 40조~50조원 줄여야 한다. 내년 세입이 올해 대비 5% 상승해 400조원을 넘는다고 예상하면, 결국 내년 총지출 증가율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평균치인 5%대 중반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

정부는 공공부문을 포함한 부처별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공공기관 예산을 10% 줄이고, 각종 복지 혜택도 삭감하는 등 개혁에 착수한 상태다. 또 장차관 월급 10%반납도 예고했다. 특히 집행부진, 관행적 보조·출연·출자, 외부지적 사업 등도 주요 삭감 타깃이 될 전망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올해 총수입이 5% 이상 상승한다고 가정 아래 재정건전성을 기조로 잡았다면 본예산 증가율은 5% 이하가 적절하다. 4% 중반 정도라면 아주 노력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통령 공약에 대한 이행 역시 예산을 고려해 단계적 시행 등 속도조절을 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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