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6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0조7815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2837억원(0.41%) 늘어났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6개월째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개인사업자 대출은 천장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것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실제 올해 들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299조7215억원이었던 대출 잔액이 올해 1~6월 301조4069억원→303조5166억원→305조5528억원→308조447억원→309조4978억원→310조7815억원으로 6개월 만에 11조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매달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709조529억원에서 지난달 말 699조6521억원으로 줄었다. 1~6월 매달 적게는 8020억원, 많게는 1조7522억원 급감하며 반년 만에 9조4008억원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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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사업자 대출 차주들의 절박함은 더욱 두드러진다.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반년간 9조4008억원 줄어들었는데, 이 가운데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금액이 8조8783억원으로 대부분이었다. 여유자금으로 활용하거나 투자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았던 고신용 차주들이 금리 상승기를 맞아 대출 상환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설상가상,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는 글로벌 금리상승의 유탄을 정면으로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은행에 ‘이자 장사’를 경고하며 가계대출 금리의 급격한 상승에 제동을 걸고 나선 가운데, 관심을 받지 못한 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실제 은행권은 정치권의 불호령에 가계대출 금리를 낮출 복안을 저마다 내놓고 있지만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출금리 감경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또 다른 은행권 여신 담당 관계자는 “가계대출 금리에 대해서는 차주의 이자 부담을 낮출 방안을 여러 방면으로 고민 중에 있다”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금리 상승기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가능해 보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영업자 가운데 사업이 잘 안 되는 분들이 어쩔 수 없이 대출을 해서 ‘돌려막기’하고, 운영자금을 계속해서 빚으로 충당하는 분들이 많다면 상당히 리스크가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금리도 오르고 있어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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