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유퀴즈' 출연한 이유는?…"대통령 고독한 자리" [종합]

윤 대통령 당선인, '유 퀴즈' 유재석·조세호와 만남
"대통령은 고독한 자리...책임 져야해"
  • 등록 2022-04-21 오전 12:01:07

    수정 2022-04-21 오전 12:01:07

‘유 퀴즈 온 더 블럭’(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후 느끼는 부담과 책임 등을 털어놨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윤석열 당선인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현장에 먼저 도착한 MC 유재석, 조세호는 삼엄한 분위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유재석은 “분위기가 보통이 아니다. 삼엄하다. ‘유 퀴즈’에서 단 한번도 있지 않았던 분위기”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당황스럽긴 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어 윤 당선인이 등장했고 유재석은 “저희가 토크를 해도 되는 건지”라고 걱정했다. 이 말에 윤 당선인은 “영광이다”라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유재석은 “‘유 퀴즈’에 어떻게 출연하게 되셨느냐.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인지, 참모진의 의지인지”라고 물었고 윤 당선인은 “반반이라고 봐야된다”라며 “국민들이 많이 보시고, 좋아하는 프로라는 얘기를 해주셔서 한번 나가보라고 했다. 그래서 이렇게 나오게 됐다”고 참모진의 추천으로 나오게 됐음을 전했다.

유재석은 “한편으로 솔직히 얘기드리면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렇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고, 윤 당선인은 “제가 안 나올 걸 그랬느냐”고 농담을 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사진=tvN)
유재석은 하루 일과를 먼저 물었다. 윤 당선인은 오전 6시 기상을 한다며 “아침 6시 되면 일단 전화부터 시작해서 새벽에 전화가 와 있고 문자도 와 있고 언론 기사도 나와 있다. 그렇게 시작한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국가적인 보안 사항이 있기 때문에 자세한 일정은 안 되는 건 얘기를 해달라”고 전했고, 윤 당선인은 “제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국민들도 아셔야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가벼운 질문도 오갔다. 유재석은 “야식 드시냐”고 물었고 윤 당선인은 “야식은 과일 같은 것 먹기도 하는데 어제는 밥을 네 끼를 먹었다”면서 “아침 일찍 먹고 점심 먹고 어제 대구에 갔다. 서문시장에서 점심으로 칼국수를 먹고 동성로를 갔다. 분식점에 들어갔는데 국수하고 김밥이 맛있어 보여서 오후 5시가 다 됐기에 먹었다. 저녁에 서울에 와서 일하다가 8~9시에 저녁 식사를 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이어 유재석은 “대통령 당선된 것을 느낄 때가 언제냐”고 물었고 윤 당선인은 “어떨 때 선거 중이라는 꿈을 꿀 때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일어나보면 선거는 끝났다. 선거 과정에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그때가 많이 그리워 진다”고 최근 든 생각들을 전하기도 했다.

유재석은 “당선 즉시 국가 원수급 경호를 받는데 이전과 달라진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고 윤 당선인은 “어느 정당의 예비 후보에서 후보가 되면 경찰에서 경호를 해준다. 거기에서 대통령 당선인이 되면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를 받는다. 교통 통제나 이런 것들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방탄 차량에 대해서도 “차량이 무겁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유재석은 ‘최초의 60년대생 대통령’, ‘최초의 검사 출신 대통령’, ‘가장 많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대통령’, ‘90kg로 가장 많은 몸무게가 나가는 대통령’ 등 윤 당선인의 다양한 타이틀을 소개했다. 윤 당선인은 이 소개에 “열심히 일하다 보면 몸무게를 빠지지 않겠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 당선인은 ‘검사’라는 직업에 대한 기억도 떠올렸다. 윤 당선인은 어릴 적 꿈은 검사가 아니었다며 “다니던 초등학교가 미션스쿨이었다. 장래희망이 목사였고 아버지가 학교에 계셔서 그런지 교수가 장래희망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검사가 된 이유에 대해서는 “사법공부를 할 때도 검사가 무엇을 하느지 잘 몰랐다. 사법연수원을 마칠 때까지 검사한다는 생각은 안 했다. 변호사를 개업하려고 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짧은 기간이라도 공직 생활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하더라. 판사는 10년을 해야 하고 짧게 할 거면 검사를 하라고 해서 검사에 발을 디뎠다”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검사라는 직업에 오래 몸담을 줄 몰랐다며 “적성에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일이 엄청 많았다. 발령을 받아 갔는데 기록이 책상에 사람 키 정도로 사건이 쌓여 있었다. 시작했으니까 해야지 어떡하겠느냐. 기록을 보고 조사도 해야 하니까, 새벽같이 나가서 아침밥도 못먹고. 몇 년 정신 없이 살았다”고 떠올렸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사진=tvN)
윤 당선인은 최근 고민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윤 당선인은 “선거 때만 해도 잠을 잘 잤는데 숙면이 잘 안된다”면서 “국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좋은 결과를 내놔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고민도 하고 많은 분의 조언도 얻고 엄청난 책임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을 한다. 트루먼 대통령이 자기 책상에 써놓은 팻말이 있다고 한다. ‘The Buck Stops Here’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귀속된다는 거다”라며 “많은 분들과 상의도 하고 의논을 해야하지만 궁극적으로 결정을 할 때 책임도 져야하고 국민들의 기대도 받고 비판과 비난도 한 몸에 받고. 열심히 하고 거기에 따른 책임과 평가를 받으면 된다”고 생각을 전했다.

윤 당선인도 예외 없이 퀴즈를 맞추는 시간을 가졌다. 유재석은 “이것은 시간이 상당히 지나는 동안을 가리키는 말이다. 과거에는 먼 곳에 있는 사람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사람이 직접 이동하거나 말을 타고 가야 했는데 이들이 중간 중간 쉬어가거나 말을 갈아탈 수 있는 곳을 ‘역참’이라고 불렀다. 이것은 역참과 역참 사이의 거리를 일컫던 말인데 오늘날 오랜 시간의 경과를 나타낼 때 쓰는 말인 이것은 무엇이냐”고 질문을 했다. 윤 당선인은 “어렵다”며 “시간 끌지 말고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퀴즈를 맞히지 못했지만, 자기백 타임이 주어졌다. 자기백 타임은 퀴즈를 맞히지 못한 게스트들이 선물을 고르는 시간. 윤 당선인은 ‘날아라 병아리’를 골랐고 “집에 가져가면 강아지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지난 13일 ‘유 퀴즈’ 녹화에 참여했다. 윤 당선인이 ‘유 퀴즈’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유 퀴즈’의 애청자들은 “정치인 미화를 반대한다”, “프로그램이 정치에 이용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항의글을 올렸고, 이 글은 9000건을 넘어갔다.

‘유 퀴즈’ 측은 이런 시청자들의 반응을 반영한듯 이날 출연한 게스트 4인 중 가장 적은 분량을 배치했고, 삶을 들여다보는 질문 보다는 가벼운 질문들을 준비해 ‘미화’에 대한 우려를 덜어냈다. 그러나 방송 이후에도 시청자 게시판에는 정치인의 출연을 반대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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