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보릿고개에도 '찐부자' 투자처 따로 있다

[돈이 보이는 창]
강남권 PB들 “찐 부자들 과대낙폭 국내주 관심”
美 증시 출렁임에도 장투 지속‥회사채 투자도
이어지는 비상장 시장 관심 원유·곡물은 어깨
  • 등록 2022-04-04 오전 12:35:38

    수정 2022-04-04 오전 6:21:47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투자 보릿고개다. 코스피는 2개월째 2600~2700선을 횡보하고 있다. 코스피 3000, 3300선은 아주 오래전 일이 된 느낌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소식에 뭉칫돈은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는 이런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 위험자산에 속하는 주식투자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 전문가들의 조언마저 엇갈리고 있다. 어떤 이들은 현금 확보를, 어떤 이들은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를 권하기도 한다. 이럴 때 진짜 주식 부자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국내 과대낙폭株 찾아라

3일 이데일리가 서울 강남권 주요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전화 설문한 결과 요즘 ‘찐 부자들’도 현재의 불확실성에 투자심리가 위축되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 PB센터장은 “주식자산 비중이 높다 보니 최근 주가 하락 상황에 손실을 봐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되는 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는 자산을 현금화해 손해가 거의 없는 예금상품으로 갈아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이 증시에 그대로 남아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위기 속 기회를 찾아 꾸준히 투자를 이어갔다.

이환희 KB증권 WM스타자문단 청담PB 센터장은 “최근 자산가들의 경우 직접투자에 나서는 모습이 많이 포착된다”며 “그동안 사고 싶었던, 그런데 비싸서 접근하지 못한 것들을 직접 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1월 고점 대비 28.62%나 하락했다. 코스피 황제주였던 LG생활건강(051900)은 지난해 7월 178만원을 터치했지만, 현재는 절반까지 내려앉아 89만원대에서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해 3월 15만원대를 터치하며 추가상승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급락하며 9만원대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11만원선을 회복한 상태다.

조인호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PB 상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경우 아직 반등을 제대로 못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환희 센터장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니 확인하고 매수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며 “(자산가들도) 단기간 성과보다 2~3년 묵히면 괜찮겠다 싶은 것들을 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공포심리에도 美 주식 더 꼭 쥐었다

코로나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이후 한 손에 국내 주식을, 다른 한 손에 미국 주식을 나눠 쥐었던 자산가들은 미국 시장의 출렁임에도 투자 규모를 줄이지 않은 모습이었다.

비공개를 요청한 다른 PB는 “해외 IT 기술주가 많이 내렸지만, 실제 투자금을 빼거나 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에게 해외 비중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국 주식시장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등에 대한 우려로 올 초부터 크게 조정받았다.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지난 연말 3만6338.30에서 지난 2월 3만3131.76로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도 지난해 연말 1만5644.97에서 지난 14일 1만2581.22로 낮아졌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대장주로 ‘천슬라’로 불렸던 테슬라는 같은 기간 766달러까지 내려가며 투자시계를 6개월 전으로 되돌렸다.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300달러대를 넘나들던 것이 213달러대까지 밀렸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공포감에 휩싸인 일부 서학개미들(해외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털고 나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자산가들은 위기에 더 강했다. 강남의 다른 PB는 “100억원 이상을 투자한 자산가들도 20% 정도의 손실을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잃었다’라는 생각을 한다”며 “그래도 이를 정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자 자체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단기적 손실에 가볍게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믿음으로 미래에 투자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급락했던 미국 증시는 빅테크주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다시 급격히 상승해 천슬라를 회복했다. 엔비디아도 급등을 시작해 300달러대 회복을 바라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가 추가로 내놓을 통화정책 충격이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고 우크라이나 사태 충격도 미국엔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 미국 회사채 시장에 투자하는 큰손도 늘고 있다.

조인호 상무는 “장기 국채의 경우 금리 영향을 직격으로 받기 때문에 국채보다 미국 회사채, 특히 낙폭과대 중심으로 선별적 매수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등급 신용 스프레드는 과거 10년 평균(129bp) 수준이지만, 수익률(YTW)은 평균치(3.1%)를 웃돌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 완화 속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과거 대비 낮은 부도율, 수급 부담 완화를 감안할 때 미국 투자등급의 신용 스프레드 축소가 전망되고 있다.

달러 투자도 선호되고 있다. 미국 달러화는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역행하는 대표통화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미 연준의 긴축 경계감 속 이달에도 원·달러 환율은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조인호 상무는 “미국 달러를 현금 보유 대안으로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비상장 관심…원유 곡물 선물 늦은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성장 잠재력이 큰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로도 꾸준히 관심이 이어졌다. 이 센터장은 “지금은 비상장 시장도 많이 수그러진 상황이지만, 찾는 사람이 줄면서 물건이 예전보다 낮은 가격에 나와 꾸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비상장 대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시가총액 6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업가치 3조원으로 평가되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으로도 꾸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종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장기업 관련 투자 조언을 주로 해온 한 PB센터장은 “팔려는 사람의 경우 가격을 높이 받으려 하고 사려는 사람의 경우 너무 비싸다고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목받은 원유, 곡물 등의 투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미 고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조인호 상무는 “채권이 무릎이라면 이건 어깨 진입”이라며 “어깨에서 머리까지 먹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환희 센터장도 “몇 개월 전에 투자했다면 수익률이 괜찮겠지만, 현재로선 편하게 들어갈 타이밍이 아니다”며 “(자산가들도) 현재로선 그쪽 포트폴리오로 확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식 찐부자는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0억원 이상의 주식자산을 보유한 ‘주식 찐부자’는 2020년 기준 전체 개인투자자의 0.5%에 이르는 4만380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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