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가드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국내 업체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발생 우려가 있을 경우 수입국이 관세 인상이나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수입품에 규제를 가하는 조치다.
미국 정부는 수입산 세탁기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자국 가전업체 월풀의 주장을 수용해 지난 2018년 2월부터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중단해 달라고 수 차례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해 5월 WTO에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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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소국인 미국이 WTO 패널 판정 결과를 수용하면 분쟁은 종료된다. 판정에 불복할 경우에는 패널보고서 회람일로부터 60일 안에 상소를 제기할 수 있다. 미국은 앞서 WTO 패널판정에서 패소했던 5차례의 무역 분쟁에서 4번을 상소한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상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이 패널 판정 결과를 이행하려면 우리와 협의가 필요한데, 아직 미국 측의 반응은 없다”고 말했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아직 분쟁 해결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미국 판매 물량의 상당 부분은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세이프가드 조치 영향을 최소화했다”면서도 “하지만 일부 미국 수출 물량은 중국, 베트남 등에서 생산이 이뤄지고 있어 최종 승소할 경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2017년 45만2000대였던 한국산 세탁기의 대미 수출량은 세이프가드 발동 후 △2018년 24만4000대 △2019년 20만3000대 △2020년 21만6000대 등 3년간 20만대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세이프가드 발동 후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LG전자는 테네시 주에 세탁기 생산 공장을 지어 미국 물량의 상당 부분을 미국 내에서 직접 대응하고 있어 타격이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