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GO를 찾아서]목욕탕서 먹던 '삼각우유'를 아십니까

서울우유 효자상품 '커피포리'..한해 200억원 이상 매출
추억이 깃든 제품..20~60대까지 인기몰이
"레트로 인기 힘입어 더 신선하게 어필..다양한 제품 선보일 것"
  • 등록 2021-06-13 오전 12:10:43

    수정 2021-06-13 오전 12:10:43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엄마랑 목욕탕 가면 꼭 먹었는데..”

무려 45년 동안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소비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제품이 있다. 일명 ‘커피포리’로 불리는 서울우유의 ‘삼각 커피우유’다.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인스타그램)
1974년 첫 선을 삼각커피유유는 ‘아직도 많이 팔릴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연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서울우유의 쏠쏠한 효자상품이다.

일반적으로 가공 우유는 특정 연령층에서 인기가 있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삼각 커피우유는 초특급 스타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거나 이렇다 할만한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아도 여전한 인기를 자랑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처럼 삼각 커피우유가 장수할 수 있던 이유는 바로 ‘추억’ 때문이다.

누리꾼들 역시 “예전에 목욕탕 가면 엄마가 꼭 삼각 커피우유 사줬는데..그때 생각난다”, “봉지 커피우유는 겨울이 제일 맛있다”, “목욕탕 가면 아주머니가 빨대로 한 방에 꽂아주셨는데”, “초딩시절 목욕탕 갔던 이유는 뚱바와 삼각 우유 때문” 등의 반응을 보이며 옛 추억을 떠올렸다.

이 때문일까. 현재 이 우유는 20대부터 50~60대를 아우르며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렇다면 삼각 우유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서울유유협동조합은 현재 널리 이용되는 종이 카톤팩을 우유 용기로 사용하기 전 유리병을 사용하던 시절 1홉(180㎖)들이 유리병을 수입해 사용했다.

국내에서 직접 우유병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초반이다. 그러나 유리병은 유통 중 파손은 물론 공병회수가 어려웠다. 이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 세척 과정 소독 및 위생 관리, 유리병 자체의 무게 등 득보다 실이 컸다.

이에 서울우유는 1972년 ‘삼각포리’라고 불리는 폴리에틸렌 재질의 삼각 포장용기를 처음으로 개발, 공병회수가 어려운 학교급식에 주로 공급했다. 뿐만 아니라 이 제품은 유리병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해 그 당시 다방, 제과점 같은 업소에서도 애용했다.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인스타그램)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서울우유는 1974년 3월 커피우유 생산을 시작, 현재의 ‘삼각 커피우유’로 탄생하게 됐다.

삼각 커피우유 삼각 정사면체 제품으로 빨대의 뾰족한 부분을 포장 용기에 찔러 넣으면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쉽게 마실 수 있어 남녀노소에게 인기가 좋았다.

여기에 당시 커피가 고급 문화에 속해 무척이나 값이 비쌌기 때문에 귀한 커피맛을 느낄 수 있는 저렴한 우유에 시민들은 열광했다.

이후 경쟁업체에서 우후죽순으로 디자인이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놨지만 원조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

삼각 커피우유는 47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별다른 홍보 없이 누적 22억 개 이상, 매년 약 3500만 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커피포리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0%가량 신장했다.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인스타그램)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인기도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신 트렌드를 미리 파악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2018년에는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와 협업해 커피포리 디자인을 접목한 패션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우유 역시 전통과 역사라는 컨셉을 탈피해 젋고 활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관계자는 “MZ 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레트로 인기에 힘입어 커피포리가 더 신선하게 어필된 것 같다”며 “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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