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못 걸어” 지성호 “사망”…컴백 김정은 ‘뚜벅뚜벅’

  • 등록 2020-05-03 오전 12:00:00

    수정 2020-05-03 오전 12:00:00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건재를 과시함에 따라 ‘건강이상설’을 확신했던 보수 인사들이 ‘머쓱’하게 됐다.

지성호(왼쪽)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과 태영호 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갑 당선인(사진 뉴시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관련 사진들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2020년 5월 1일이라고 적힌 날짜가 박힌 판넬 앞에서 준공 테이프를 커팅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또한 준공식 현장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김 위원장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로 인해 ‘건강이상설’, ‘사망설’을 주장은 힘을 잃게 됐다. 특히 김 위원장의 행보가 공개되지 않은 지난 20일 동안 ‘건강이상설’을 확신했던 탈북민 출신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과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통합당 서울 강남갑 당선인은 여권의 비판을 받았다. .

지성호 “김정은, 사망했다”→“지켜보자”

지성호 미래한국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자. (사진=연합뉴스)
지 당선인은 1일 복수 언론을 통해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결과 김위원장이 심혈관 쪽 수술을 받은 뒤 쇼크 상태에서 지난 주말 사망한 것으로 안다”며 “99%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김일성, 김정일 유고 발표 등을 감안할 때 이르면 이번 주말, 다음 주 중 김 위원장 사망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발표가 미뤄진다면 북한 세습 구도가 그만큼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의원 당선인 신분으로 민감한 전망을 내놓는 것과 관련해선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정보를) 신뢰하고 있다. 북한이라는 곳은 우리하고 직결되어 있는 곳이고 이제 해야 할 일들이 또 많을 것 같아 언론에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99% 확신한다던 지 당선인은 김 위원장의 조선중앙통신이 건재한 김 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하자 2일 복수 언론을 통해 “제가 나름대로 파악한 내용에 따라 말씀드렸었던 것”이라며 “김정은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속단하지 말고 지켜보자”라는 입장을 보였다.

태영호 “김정은, 제대로 못 걸을 것”→“내 예상 빗나갔다”

태영호 서울 강남갑 미래통합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태 당선인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실제 수술을 받았는지 매우 불확실하다”라며 “김정은이 스스로 일어설 수 없으나 제대로 걸을 수 없는 것은 확실하다”라고 주장했다.

2일 김 위원장이 걸어서 등장하자 태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김정은 깜짝 등장 관련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은 외무상 등 북한 최고위급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최고 기밀사항’이므로 외부에서 정확한 상황을 진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크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했다”라고 말했다.이어 “결과적으로 저의 이 분석은 다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태 당선인은 “저의 이러한 궁금증은 오늘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 중 김정은 뒤에 등장한 차량 때문이다. 즉 그의 아버지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서 저의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가 않는다”라고 했다.

태 당선인과 지 당선인의 주장이 틀리자 여권에서는 두 당선인이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들이 김정은 위원장에 내뱉은 말들의 근거는 무엇이고 합법적인가? 소위 정보기관이 활용하는 휴민트 정보라면, 그럴 권한과 자격이 있는가? 아니면 단순히 추측에 불과한 선동이었던가”라며 “지난 며칠간 국민들을 불안케한 선동은 어찌 책임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페이스북에 “두 당선자의 경거망동이 본격적 의정활동 전에 드러나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 지 어쩔 지 모르겠다”라며 “우리나라 제1야당의 두 당선자가 ‘탈북자’라는 명함을 달고 ‘내가 당신들보다 더 알아’ 소란을 떨었다”라며 “두 당선자는 어떤 경로를 통해 잘못된 정보를 취득해서 그런 하나마나한 소리를 하게된 것인지 유권자와 국민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앞으론 당분간 ‘나만 아는 건데’ 따위의 이야기는 좀 삼가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형구 민생당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체 어떠한 정보를 근거로 그런 예측을 했는지 알고 싶지도 않다“며 ”다만, 그런 엉터리 정보로 인해 국내외에 혼란을 부추겼다는 점에 대해 분명한 자성이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청와대와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고 건재하다고 줄곧 이야기해왔다”라며 두 당선인이 비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북한 중앙TV는 김 위원장의 준공식 참석 영상도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김 위원장은 뚜벅뚜벅 혼자 걸어다녔다. 준공식 단상에 올라가 준공 테이프를 직접 끊었다. 준공식이 끝난 뒤 수행원들과 공장 시설 곳곳을 둘러보고, 팔짱을 낀 채 설명을 들었다. 또 김 위원장은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실내에서도 투명 재떨이를 옆에 두고 담배를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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