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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006280)는 최근 미국 시애틀에 프리미엄 백신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큐레보’를 설립했다. 큐레보는 GC녹십자가 국내에서 개발 중인 프리미엄 대상포진 백신에 대한 미국 내 임상시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GC녹십자는 백신과 함께 주력 제품군을 형성하는 혈액제제를 캐나다에서 생산할 수 있는 체제도 갖췄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100만ℓ 규모로 혈액제제를 만들 수 있는 생산법인(GCBT)을 지난해 말에 완공한 것.
GC녹십자 캐나다 공장은 2020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현재 시험생산과 함께 인증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GC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IVIG-SN)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앞두고 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승인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캐나다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어 바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다”며 “연간 5조원 규모의 북미 혈액제제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는 의미와 함께 현지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000100)은 지난 3월 미국 샌디에이고에 자회사인 ‘유한USA’를 설립했다. 최순규 중앙연구소장이 현지 법인장을 겸임 중이다. 유한USA는 직접 연구·개발(R&D)을 진행하는 대신 현지에서 유망한 기술을 가진 바이오벤처나 신약 연구개발 동향을 파악해 투자를 진행하는 벤처캐피탈이다. 전문가의 눈으로 될성 싶은 떡잎을 미리 찾자는 의도다. 유한USA는 올 하반기 중 동부 지역인 보스턴에 또 다른 사무실을 열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샌디에이고와 보스턴 등은 미국에서도 대표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힐 만큼 바이오생태계가 잘 구축됐다”며 “오픈 이노베이션 대상을 국내에 이어 미국 등 해외로 넓힌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069620)은 보툴리눔톡신(보톡스) ‘나보타’의 미국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 FDA로부터 나보타 전용 생산시설에 대한 승인도 받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 수출을 위해서는 제품 승인과 시설 승인을 모두 받아야 하는데 시설 승인은 마쳤고 제품 승인은 진행 중”이라며 “제품 심사 재개를 신청할 예정이고 이에 약 6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진입장벽이 높은 미국시장 문을 끊임 없이 두드리는 이유는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면서도 규제가 가장 까다롭기 때문. 그래서 업체들이 미국시장에 진출했다는 것 자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미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4335억달러(약 464조원)로 전 세계 시장(1조 1050억달러, 약 1178조원)의 40%에 달했다. 미국 FDA의 규제는 유럽의약품청(EMA) 규제와 함께 가장 선진화된 규제로 꼽히기도 한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는 “미국 진출 성공 자체가 다른 나라에 진출할 때 기준이 된다”며 “국내 의약품 품질이나 연구개발 능력이 향상된 만큼 미국시장 진출이 결코 허황된 목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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