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프록터 앤 갬블(P&G)로부터 듀라셀 배터리 사업부문을 47억달러(한화 약 5조1500억원)에 인수한다.
|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출처 : 위키피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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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P&G는 듀라셀에 현금 18억달러를 투입해 자본 구성을 재편하고, 현재 P&G 최대 주주 중 하나인 버크셔 해서웨이는 47억달러 규모의 P&G 자사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듀라셀을 인수할 계획이다. 버크셔는 사실상 29억달러 규모의 비용을 들이는 셈이다.
인수는 오는 2015년 하반기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 방식은 대규모 세금 납부 없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주식 교환은 버크셔가 종종 사용해왔던 방식으로, 앞서 마이애미의 WPLG방송국 인수 당시에도 이같은 방식을 사용한 바 있다.
P&G로서는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이른 시일 안에 듀라셀을 처분할 수 있게 됐다. P&G는 현재 크레스트 치약과 타이드 세제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8월 주력 상품 범위를 70~80개 수준으로 축소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버핏은 성명에서 “소비자이자 P&G와 질레트의 장기 투자자로서 듀라셀이 항상 인상깊었다”면서 “듀라셀은 최고 품질의 글로벌 선두 브랜드이며 버크셔 해서웨이의 사업에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듀라셀은 지난 50년간 사모펀드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과 질레트를 포함한 수많은 기업의 손을 거쳤다. P&G는 지난 2005년 53억달러에 듀라셀을 인수한 뒤 2007년부터 인수 대상을 찾았지만, 세금 부담이 인수에 걸림돌이 되곤 했다.
한편 버핏의 P&G 주식 처분은 해당 기업 전망이 밝지 않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전문매체 CNBC는 워런 버핏이 주식을 잘 처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P&G의 장기 전망에 자신하지 않는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전했다. 버크셔는 P&G가 질레트를 인수했을 당시인 2005년 P&G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수년간 절반으로 줄여왔다. 지난 2012년 버핏은 수년간 P&G 실적에 실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