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76.87포인트, 0.50% 하락한 1만5177.16으로 장을 마감하며 무려 21주일만에 처음으로 화요일에 지수가 하락하고 말았다. 나스닥지수도 20.11포인트, 0.58% 떨어진 3445.26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9.05포인트, 0.55% 낮은 1631.37을 기록했다.
유로존에서 전날 프랑스에 이어 독일의 5월 신차 등록대수가 급감한 것이 시장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고, 이후 나온 유로존 공장주문 악화가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에서도 4월중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 확대 탓에 큰 폭으로 확대됐다는 점이 부담이 됐다.
오후에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여전히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자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에 부담을 줬다. 다만 주 후반에 있을 노동부 고용지표 발표를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지수 낙폭은 제한됐다.
대부분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특히 에너지 관련주가 부진했다. 반면 통신주는 상대적으로 강했다.
애플이 조만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상승세를 탔지만 막판 매물로 인해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날 부진한 실적과 함께 연간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할인 소매점인 달러제너럴이 9.17%나 급락했다.
반면 대표 소셜 게임업체인 징가는 520명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모바일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2% 가까이 올랐고, H.J하인즈를 대신에 S&P500지수에 새로 편입하게 된 제너럴 모터스(GM)가 매수세 유입으로 1.57% 상승했다.
또 세일즈포스닷컴이 25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뒤로 이그젝트타겟이 50% 이상 폭등했고, 이그젝트타겟이 디지털 마케팅을 관리해주는 코카콜라와 갭, 나이키 등도 동반 상승세를 탔다.
◇ 조지 총재 “부양 장기화보단 조기긴축이 덜 위험해”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경제 성장세가 회복되고 있고 저금리에 따른 위험추구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며 양적완화 축소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올해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에 반대표를 던지고 있는 조지 총재는 이날 뉴멕시코주 산타페에서의 강연에서 “경제여건이 개선되는 상황인 만큼 향후 통화정책은 자산매입 규모를 늦추는 쪽으로 가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가 더 개선되고 시장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더 잘 대비할 수 있을 때까지 너무 오래 기다림으로써 생기는 리스크는 다소 일찍 긴축으로 전환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리스크보다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한 번에 브레이크를 밟을 때보다 가스 페달에 덜 부담을 주는 방식이기도 하다”며 향후 양적완화를 일시에 중단하는 것보다 서서히 줄여가는 방식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美금리상승에 엇갈린 투자자들..‘펀드환매’↔‘채권 사재기’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둘러싼 우려속에 시장금리가 뛰면서 세계 최대 채권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한 반면 일부 기관들은 싼 값에 채권을 사재는 등 엇갈린 행보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펀드 평가회사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설립자로 ‘채권왕’이라 불리는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운용하는 대표 펀드인 ‘토탈턴펀드’에서 뭉칫 돈이 빠져 나가고 있다. 이 펀드에서의 지난달 고객 순환매 규모가 13억2000만달러(1조4800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이 펀드에서 자금 순유출이 나타난 것은 지난 2011년 12월 이후 무려 1년 반만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또 상대적으로 국채 보유규모가 적어 금리 상승 피해가 크지 않은 가운데서도 지난해 새로 출시된 ‘토탈리턴펀드’의 상장지수펀드(ETF) 버전에서도 6440만달러가 순이탈했다. 이 역시 펀드 출시 이후 처음있는 일이었다.
반면 이날 JP모건자산운용은 오히려 최근 미 국채 보유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밝혀 대조를 이뤘다. 닉 가트사이드 JP모건자산운용 금리담당 CIO는 “현재 글로벌 경제 성장의 큰 그림은 여전히 애매모호한 편”이라며 “이 때문에 연준이 당분간 기존의 통화부양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국채시장을 지지하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몇 주일전만해도 미 국채에 대한 펀드내 시각을 ‘비중축소’로 유지했지만, 이제는 ‘중립’으로 상향 조정한 상태”라며 금리가 상승(채권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주식을 사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핌코 CEO “5월 고용지표, 연준 지원없는 성장 확인”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를 이끌고 있는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주 발표될 고용지표가 미국 경제의 자생적인 성장 가능성을 확인시켜줄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엘-에리언 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7일 발표될 노동부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지원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성장을 보이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연준의 양적완화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으니 장기간 복용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부착된 처방약과 같다”며 “우리는 양적완화를 아주 오랜 시간동안 사용해온 만큼 이제는 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 성장이 아직까지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것으로 양적완화를 대체할 지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美모기지금리, 1년여만에 4%대로..주택경기 위협
미국의 장기 모기지금리가 1년여만에 처음으로 4%대로 진입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인한 시장금리 상승 탓으로, 견조한 주택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 조사기관인 뱅크레이트닷컴이 고시하는 30년만기 모기지금리 평균이 4.1%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불과 한 달전만해도 이 금리는 3.4% 수준이었다. 뱅크레이트닷컴은 주요 모기지 은행들의 금리를 평균으로 매일 금리를 제시하고 있고, 국책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은 매주 후반 1주일간의 평균 금리를 발표한다. 앞서 지난주 프레디맥이 발표한 평균 금리는 1주일만에 22bp(0.22%포인트) 급등한 3.81% 수준이었다.
이처럼 미국의 장기 모기지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은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탓인데, 모기지금리의 벤치마크가 되는 10년만기 국채금리도 현재 2.13% 수준으로 14개월여만에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모기지금리 상승으로 인해 미국 가계들이 앞으로 신규 모기지대출을 받을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면서 주택 구입수요가 감소할 수 있고, 저금리로 모기지를 갈아타는 리파이낸싱(재융자) 수요가 줄어 소비경기 회복과 저축률 상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모기지 리서치업체인 HSH의 케이스 검빙거 부대표는 “모기지금리가 상승할 경우 모기지 리파이낸싱 시장이 침체될 수 있고 이는 주택 소유자들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美 무역적자, 예상외 큰폭 확대..유가상승 탓
지난 4월중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폭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다시 늘어났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이 수출보다 더 크게 늘어난 탓이다. .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 4월중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액이 40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71억3000만달러 적자였던 3월 수치는 물론이고 시장 전망치인 410억달러 적자를 모두 웃돈 것이다. 다만 앞선 3월 적자규모는 당초 388억3000만달러에서 소폭 줄었다.
이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수입이 더 빠르게 늘어난 탓이었다. 실제 지난 4월중 미국의 수출은 1.2% 증가하며 3월의 1.0% 감소에서 증가로 급선회했다. 수출액도 1874억달러였다. 그러나 수입도 2277억달러를 기록해 2.4% 늘어났다. 앞선 3월에는 3.7% 감소했었다. 또 원유 수입액이 늘어난 탓으로, 4월중 원유 도입단가는 배럴당 97.82달러로, 앞선 3월의 96.95달러보다 높아졌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241억1000만달러로 3월의 178억9000만달러보다 크게 늘어났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상대로 한 무역적자도 3월의 45억달러에서 66억1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옐레나 슐야티에바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수요는 정체돼 있지만 하반기에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경제는 다른 선진국 경제권들에 비해 더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