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이틀째 상승..원자재 강세+伊안정 덕

지표-실적 부진 상쇄..나스닥지수 1% 가까이 올라
에너지-소재주 강세..애플, 반등에 400달러대 회복
  • 등록 2013-04-23 오전 5:04:56

    수정 2013-04-23 오전 5:04:56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이틀 연속으로 상승했다. 경제지표 부진과 캐터필러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관련주 강세와 이탈리아 정국 안정 기대가 호재로 작용했다.

2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9.66포인트, 0.14% 높은 1만4567.17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27.50포인트, 0.86% 오른 3233.55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거래일보다 7.25포인트, 0.47% 뛴 1562.50을 기록했다.

개장전 발표돈 세계 최대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데다 연간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된 것이 부담이 됐다. 적자를 기록한 핼리버튼의 1분기 조정 순이익이 시장 기대를 웃돌면서 이를 다소 상쇄하긴 했다.

그러나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까지 예상밖의 감소세를 보이자 시장은 하락압력을 받아 장중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다만 금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다시 뛰었고 유로존에서 지난주말 지오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의 연임이 결정되면서 정국 안정 기대감이 커지며 이탈리아 등 유로존 국채가격이 급등한 것이 지수를 반등시키는데 일조했다.

모든 업종들이 강세를 보인 상황에서 특히 에너지와 소재주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동반 상승했다.

캐터필러는 부진한 실적과 전망 하향에도 불구하고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업황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한 것이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됐다. 주가는 3% 가까이 올랐다. 핼리버튼도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6% 가까이 급등했다.

그동안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애플은 이날 BGC파트너스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 조정한 덕에 주가가 2.08% 올라 다시 400달러를 회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행동주의 투자자인 밸류액트캐피탈이 지분 20억달러 어치를 인수했다는 소식에 3.58%나 올랐다.

이날 장 마감 이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넷플릭스와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도 실적 호조 기대감에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 伊국채, 정국안정 기대에 랠리..2년물 금리 ‘사상최저’

지오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의 연임으로 정국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이탈리아 국채가격이 급등랠리를 보이고 있다(채권금리 하락). 특히 2년물 금리는 사상 최저수준까지 내려갔다.

이날 유럽 채권시장에서 이탈리아의 2년만기 국채금리는 하루만에 8bp(0.08%포인트) 하락한 1.25%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에는 1.208%까지 하락하며 지난 1993년 공식 집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15년만기 국채금리도 하루새 14bp나 급락하며 4.23%를 기록 중이다. 이 역시 지난 2006년 12월 이후 무려 6년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4bp 하락하 4.09%를 기록하며 지난 1월25일 이후 석 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탈리아 의회는 지난 주말 대통령 선출을 위한 사흘째 선거인단 투표에서 6차례에 걸친 표결 끝에 나폴리타노 현 대통령을 다시 7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이에 따라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곧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너 군터만 코메르츠방크 금리담당 스트래티지스트는 “이탈리아 대통령이 연임되면서 총선 이후 구성되지 못했던 정부를 만드는데 새로운 주역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이탈리아 국채는 물론 스페인 국채에도 호재가 되고 있으며 이런 금리 하락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같은 이탈리아 국채금리 안정은 주변국 국채시장에서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같은 시각 10년만기 포르투갈 국채금리는 하루만에 18bp나 급락한 5.88%를 기록하고 있고 동일한 만기의 스페인 국채금리도 11bp 하락한 4.51%에 거래되고 있다. 이 역시 지난 2010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 美기존주택 판매, 뜻밖감소..집값은 7년래 최대상승

지난 3월중 미국의 기존주택 판매가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주택가격은 7년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주택경기 회복세는 대체로 지속되는 모습이었다.

전미 주택중개인협회(NAR)는 이날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가 전월대비 0.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연율 환산한 기존주택 판매량도 492만채를 기록해 앞선 2월의 495만채는 물론이고 501만채였던 시장 전망치를 모두 밑돌았다. 또한 앞선 2월 판매량도 종전 498만채에서 소폭 하향 조정됐다.

또 팔리지 않고 있는 기존주택 판매 재고량은 193만채로 전년동월대비 1.6% 증가했다. 현재 판매속도를 감안할 때 이는 4.7개월치로, 앞선 2월의 4.6개월보다 다소 높아졌다.

다만 기존주택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1.8% 상승한 18만4300달러였다. 이는 지난 2005년 11월 이후 무려 7년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또 기존주택 판매 가운데 압류 등 헐값 판매 비중은 21%로,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 더들리 “美·유럽경제 회복위해 아직 할일 많다”

윌리엄 C.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미국과 유럽 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아직 해야할 일이 많다”며 미국의 재정정책 개선과 유럽의 금융동맹 강화를 촉구했다. 양적완화 지속 가능성에도 무게를 뒀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뉴욕 연은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뉴욕 맨해튼에서 공동 주최한 ‘대서양 연안 경제권의 상호의존성과 정책 도전’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더들리 총재는 “미국 경제 전망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유로존에서도 일부 재정 위기국가들이 구조적인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나 “유로존 경제 부진과 미국 재정정책 우려는 우리가 글로벌 경제와 금융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해야할 일이 더 많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으로 가계부문이 개선되고 주택시장도 회복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금융시스템은 더 건전해지고 크레딧 여건도 완화되는 등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상황은 더 좋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재정정책을 꼽은 더들리 총재는 “재정정책은 현 경제상황을 돕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재정지출 제약이 너무 큰 반면 장기적으로는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 구조조정 노력이 미약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존 부양정책에 지지를 표시한 뒤 “연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효과도 기대했던 것만큼 크거나 기대했던 수준보다 오히려 더 높다”며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유로존에 대해서는 “단기 거시경제 전망이 그렇게 밝진 않다”며 “경제성장이 비교적 빨리 재개되지 않는다면 재정과 구조적 변화는 더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유럽 금융동맹을 출범하는 것은 유로존을 안정시키고 재정위기로부터 벗어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다음 조치가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캐터필러, 1Q 어닝쇼크..“3년래 가장 낙관적”

세계 최대 건설 및 자원개발 장비업체인 캐터필러의 올 1분기(1~3월)에 이익과 매출 모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도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수준까지 하향 조정했다.

캐터필러는 이날 지난 1분기중 조정 순이익이 8억8000만달러, 주당 1.31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15억9000만달러, 2.37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특히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주당 1.38달러의 전망치도 밑돈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132억달러로, 전년동기의 160억달러보다 감소했고, 시장 예상치인 137억달러를 하회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도 주당 7달러 수준을 제시해 당초 1월에 제시했던 주당 7~9달러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했다. 매출액도 570억~610억달러로 전망해 앞선 전망치인 600억~680억달러보다 낮춰 잡았다.

그러나 캐터필러의 덕 오버헬만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미국과 글로벌 경제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바로 ‘안정(Stability)’이라고 할 수 있다”며 “글로벌 경제가 이런 안정을 보이는 것은 최근 3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며 이같은 안정이 우리에게 더 강한 자신감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 월가 대표 금융기관들 “연내 양적완화 축소없다”

미국 월가를 대표하는 대형 채권 딜러들 대부분이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도 최소 2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이 연준과 거래하는 프라이머리 딜러(PD) 금융기관 2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7%에 이르는 14곳이 “연내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중 12곳의 기관들은 내년 중반 또는 그 이후에나 양적완화가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21곳 가운데 70%에 이르는 15곳은 “연준이 사상 최저수준인 0~0.25%인 기준금리를 오는 2015년 6월 이전에는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16년 1월 이전까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반면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올 3분기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내다봤고, 도이체방크와 소시에떼 제너럴은 올 12월쯤에 연준이 양적완화를 완전히 중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미즈호증권은 앞으로 2년간은 규모를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노바스코샤은행과 뱅크오브몬트리얼, BNP파리바, 미즈호증권은 양적완화가 2015년까지는 종료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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