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숨고르기..다우는 엿새째 사상최고

다우만 강보합..S&P500, 사상최고 눈앞서 하락
기술주-금융주 부진..코스트코-얌브랜즈 강세
  • 등록 2013-03-13 오전 5:08:16

    수정 2013-03-13 오전 5:08:16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며 숨고르기에 나섰다. 그러나 다우지수는 엿새째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였다. 계속된 랠리에 부담을 느낀 경계매물이 나온 가운데 영국 지표 부진과 미국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 대한 우려 등도 부담이 됐다.

1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77포인트, 0.02% 상승한 1만4450.06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10.55포인트, 0.32% 떨어진 3242.32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에 거의 근접했다가 결국 3.74포인트, 0.24% 낮아진 1552.48을 기록하고 말았다.

미국에서는 별다른 경제지표 발표와 기업 실적 발표가 없는 재료 공백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랠리에 따른 부담감이 차익매물을 부추겼다.

유럽에서는 영국의 지난 1월중 제조업과 산업 생산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부진을 보인 것이 다소 부담이 됐지만, 이로 인해 영국 정부와 영란은행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를 상쇄하기도 했다.

또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이탈리아의 국채 입찰이 다소 부진했지만, 스페인은 오히려 금리가 하락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이 역시 큰 악재는 되지 않았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이동통신주가 강한 반면 금융주와 기술주는 약세를 보였다. 전날 반등했던 애플은 하루만에 다시 2.16% 하락했다. 제프리스가 목표주가를 420달러까지 하향 조정한 탓이었다.

라디오쉐이크는 골드만삭스가 ‘매도’의견을 제시한 탓에 3.45% 하락했고, 레드햇 역시 씨티그룹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으로 인해 5% 가까이 내려갔다.

반면 회원제 소매업체인 코스트코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으로 인해 1.28% 상승했고, KFC와 피자헛 등을 보유한 얌브랜즈도 중국에서의 2월중 동일점포매출 호조 덕에 1.37% 오름세를 탔다. 제약사인 머크 역시 콜레스테롤 억제 신약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는 소식에 3% 이상 올랐다.

◇ 美, T모바일-메트로PCS 합병승인..통신경쟁 격화

미국 경쟁당국과 통신당국이 독일 도이체텔레콤 자회사인 미국 4위 이동통신사인 T모바일과 5위 사업자인 메트로PCS간 합병을 승인했다.

줄리어스 제나초우스키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이날 “T모바일과 메트로PCS, 두 업체의 합병은 이동통신 시장을 더욱 강화시켜줄 것이며 이는 미국 소비자들에게도 더 많은 초고속 이통통신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함으로써 혜택을 줄 것”이라며 합병 승인을 공식 발표했다. 미 법무부도 “두 회사간의 합병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T모바일이 다른 선발 사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는 더 강한 사업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역시 승인 방침을 확인시켰다.

이처럼 당국의 승인을 얻음으로써 두 회사간 합병은 속도를 내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메트로PCS 주주들은 현금 15억달러와 합병회사의 주식 26%를 취득한다. 나머지 74%는 도이치텔레콤이 가져간다. 합작사는 T모바일 이름을 그대로 쓰고 최고경영자(CEO) 역시 존 레저 T모바일 대표가 맡는다.

그동안 T모바일은 아이폰 판매권을 확보하지 못해 가입자를 AT&T 등에 대거 빼앗기며 고전해왔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미국 2위 사업자인 AT&T가 T모바일을 인수하려다 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합병으로 T모바일은 투자비 절감은 물론이고 무선인터넷 용량을 늘릴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상장사인 메트로PCS를 인수해 우회 상장도 가능하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T모바일(3320만명)과 메트로PCS(930만명) 가입자를 더해도 3위 업체 스프린트(5640만명)에 크게 못 미친다.

◇ 공화당, 4.6조불 균형예산 제안..민주당案 13일 공개

정부 재정적자 감축방안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 공화당이 10년간 4조6000억달러의 적자를 줄이는 균형 예산안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하루 뒤 자체 감축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번영을 향한 길’이라고 명명된 이같은 내용의 균형 예산안을 공개했다. 라이언 위원장은 “이번 예산안은 정실주의(cronyism)를 끝내고 낭비와 엉터리, 남용요인을 없애며 연방정부를 적절한 활동 영역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별도의 세금 인상없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국민 의료보험 가입을 위한 개혁안인 소위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노인과 저소득층 의료 보장 프로그램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등 사회복지 지출을 줄여 10년간 4조6000억달러의 적자를 줄이자는 것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공화당의 예산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제이 카니 대변인은 “하원 공화당 예산안은 부유층 탈세를 막지도 못하고 재정적자도 의미있게 줄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폄하했다. 대신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2014회계연도 예산안을 4월 둘째 주쯤 의회에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하루 뒤인 13일중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1조8500억달러 줄이는 별도 예산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를 이번주 열리는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우선 논의할 계획이다.

◇ ‘장기투자 선봉’ 시겔 교수 “다우, 1만8000까지 간다”

장기투자 옹호자로 유명한 제레미 시겔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1만4400선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다우지수가 1만8000선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겔 교수는 이날 폭스비즈니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경제가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이 고조되지 않는 가운데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주식시장에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투자 바이블’과 ‘투자의 미래’ 등을 집필한 그는 과거 1800년대부터 미국 증시 흐름을 분석하며 장기적으로 주식 투자로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펴 온 대표적인 장기투자론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미국 경제에 대해 그는 “근로자의 거의 93%가 과거 5년전에 비해 일자리에 불안을 덜 느끼고 있고 주택가격 상승에 대해서도 낙관하고 있다”며 “특히 주택시장은 올 하반기 미국 경제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위 ‘대순환(great rotation)’이라고 불리는 저축과 채권자금의 주식시장 유입도 또다른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채권시장과 머니마켓펀드(MMF)로부터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며 시장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겔 교수는 “올해 다우지수는 연말쯤 1만6000~1만7000선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지수는 이르면 내년쯤 1만8000선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개인적으로 보고 있는 현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도 여전히 낮은 편”이라며 “지속적인 저금리가 이번 강세장에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英경제 ‘트리플 딥’ 공포..내주 예산부양책 주목

영국의 연초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이후로 세번째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트리플 딥(Triple dip)’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영국 통계청은 이날 영국의 1월 제조업 생산이 전월대비 1.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장 부진한 실적이었다. 또한 에너지 생산과 광공업까지 포함한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2%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1% 증가에도 못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앞선 지난해 12월의 1.1% 증가에 비해서도 크게 부진한 것이었다.

앞선 지난 4분기 산업생산은 분기 경제 성장률에서 0.3%포인트나 갉아먹으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1분기에도 영국 경제가 다시 한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경우 공식적인 경기 침체기에 진입하게 된다. 이로 인해 영국 경제가 트리플 딥에 빠져들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주 새해 예산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인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이 어떤 경제 부양책을 마련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발렌틴 마리노프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경제지표로부터 예산안에서 경제를 부양할 수 있는 긴급한 조치들이 나올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일각에서는 연립정부가 당장 대단한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이 경우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더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伊 등급강등에 국채 입찰금리 상승..스페인은 하락

이탈리아가 피치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당한 뒤 실시한 첫 국채 입찰에서 금리가 상승하는 등 다소 부진한 결과를 보였다. 반면 스페인은 낙찰금리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탈리아 재무부는 이날 입찰을 통해 총 77억5000만유로(101억달러) 어치 1년만기 국채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낙찰금리는 1.29%로, 지난 입찰에서의 1.094%보다 높아졌으며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금리가 높아져 가격 매력이 커지자 입찰 수요는 늘어났다. 입찰액 대비 응찰규모는 1.50배로, 앞선 입찰에서의 1.38보다 늘어났다.

반면 스페인 재무부가 이날 실시한 국채 입찰에서는 총 58억3000만유로 어치가 성공적으로 발행됐다.

특히 19억8000만유로 어치가 발행된 6개월물 입찰에서는 낙찰금리는 0.794%로, 지난 입찰 당시의 0.859%에서 오히려 금리가 내려갔다. 입찰액대비 응찰비율도 3.2배로 지난 입찰에서의 2.9배에 비해 높아졌다. 또 12개월물 입찰에서는 38억5000만유로가 낙찰됐고 수익률 역시 1.363%로 지난 입찰 당시의 1.548%에 비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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