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늦췄던` 美 기업들, 현금 풀기 시작했다

1월 비국방 자본재수주, 7.2%증가..8년4개월 최대
기업체 20% "4개월내 설비투자 확대" 응답
크라이슬러-로우스 등 투자 늘려..민간고용도 회복
  • 등록 2013-03-07 오전 1:09:04

    수정 2013-03-07 오전 1:12:19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꾸준한 이익 증가세와 재정정책 불안으로 지연돼온 투자 수요로 인해 미국 기업들이 결국 현금 보따리를 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미 상무부는 6일(현지시간) 1월 공장주문 지표를 발표하면서 앞서 발표했던 1월 내구재 주문을 종전 5.2% 감소에서 4.9% 감소로 상향 조정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부 재정지출 삭감으로 인해 줄어들 수 밖에 없었던 국방부문과 일시적 변동요인이 큰 항공부문을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수주도 당초 6.3% 증가에서 7.2% 증가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지난 2004년 9월 이후 무려 8년 4개월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9.8% 늘었다. 이 역시 1993년 이후 3개월 증가율로는 최대였다. 비국방 자본재 수주는 미국 기업 설비투자에 대한 가장 정확한 선행지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실제 이달중 미국 장비임대 및 자금조달재단(ELFF)가 기업체 임원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20%가 “향후 넉 달내에 장비 임대와 자본지출 수요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이는 1월의 12%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미국내에서 자동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고 주택경기 회복까지 겹치자 자동차 업체인 크라이슬러부터 주택자재 소매업체인 로우스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매장을 신규 출점하는 한편 고용을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저금리로 인한 기업 이익 증가세는 지난 1990년대 이후 가장 가파른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최대 원유 업체인 엑슨모빌도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에 맞춰 원유 시추와 개발사업에 5년간 1900억달러를 쏟아 붓겠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또한 이날 발표된 ADP사의 2월중 민간고용 역시 전월대비 19만8000명이나 순증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넘어섰고, 앞선 1월 수치 역시 19만2000명에서 21만5000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다이앤 스웡크 메시로우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의 설비투자 활동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그동안 재정절벽 우려로 지연됐던 투자 수요가 밀리고 있고, 소비 수요 증가에 따른 추가 투자도 필요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설비투자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의 행보에서도 읽을 수 있다.

그는 최근 철도와 유틸리티 부문에 대한 전망을 밝게 보면서 이와 관련한 플랜트와 부품장비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 부문 투자액은 1년전대비 19%나 늘어났다고 버핏 CEO는 최근 밝힌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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