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김상윤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2002년 10월 개장 당시 3444억원에 불과하던 ETF 순자산 규모는 10년만에 이미 1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처럼 ETF 투자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2002년 이후 누적수익률 400%를 기록하며 입소문이 퍼진 `ETF의 달인`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김영 한국거래소 상품관리팀장이다.
지난 27일 기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는 총 111개다. 김 팀장은 이중에서 TIGER200 등 인덱스ETF에 70%, 원유·농산물 등 상품ETF에 30%를 투자하고 있다. 대표지수ETF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이유는 `안정성` 때문이다.
그는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를 예로 들었다. 다우지수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30개중 100년동안 살아남은 기업은 3개정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기업은 사라질 수 있어도 지수는 구성종목을 변경해 가며 계속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팀장은 또 "수익률 측면에서 종목수가 압축될수록 유리하다"고 밝혔다. 초우량주로 압축된 ETF의 경우, 분산효과는 같으면서 수익률은 더 높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구성종목이 30개이상 돼야 종합주가지수와의 추적 오차가 거의 없고, 분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관련 ETF에 대한 투자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그는 "세계 인구가 증가추세고, 이상 기후 등을 고려할 때 물가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에서 상품ETF에 30% 정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거래가 활발한 레버리지ETF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평가를 내렸다. 변동성이 큰 만큼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손실을 키울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 1~2개월 단기투자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김 팀장은 ETF 투자시 흔히 지나치기 쉬운 운용보수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기투자에 나설 경우 운용보수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대표지수 ETF 가운데 TIGER ETF를 선택한 이유는 운용보수가 연 0.15%로 유사한 상품중 가장 낮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세금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에 상정돼 있는 각종 과세법이 통과될 경우 과세에 노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올해 상장된 KOSEF200선물 ETF 등은 과세법 통과시에도 과세를 회피할 수 있다"며 "향후 ETF투자시 세제 문제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