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곤 서울성모병원장 “외과 분야 옛 명성 되찾을 것”

  • 등록 2011-12-22 오전 6:00:00

    수정 2011-12-26 오후 3:27:03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1년 12월 22일자 8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서울성모병원이 가진 이미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수술 잘 하는 병원’입니다.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최근 외과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의사별 수술 실적을 공개합니다. 실력있는 외과 교수라면 최고 대우를 보장하고 영입할 계획입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맞추려는 듯 눈발이 날린  21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집무실에서 황태곤 서울성모병원장을 만났다. 인터뷰에 대비해 준비한 두툼한 원고에 중간중간 빨간색 밑줄이 꼼꼼하게 그어진 그의 책상 풍경에서 익히 들었던 별명 ‘옵세’라는 단어가 먼저 떠올랐다. 옵세란 완벽증적인 성격을 일컫는 말이다.

취임 100일을 갓 넘겼다면 일반적으로 업무 파악에 정신이 없을 상황이겠지만 황 원장은 이미 내년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이런 모습에서 그에게 옵세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를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 별명 `옵세`답게 내년 계획까지 다 세워

황 원장은 “서울성모병원이 2009년 3월 새 건물을 짓고 1000병상 규모로 새롭게 개원하면서 외형적인 성장을 이뤘다”며 “이제는 내실을 갖춘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운을 뗐다. 개원 당시 병원장을 맡았고 이번에 두 번째 원장직을 맡게 된 그는 변화의 모토를 ‘수술 잘 하는 병원’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암수술이나 장기 이식 등 외과 부문에서 명성을 드날렸던 병원입니다. 국내 최초로 신장·소장·각막 이식을 성공했습니다. 공여신(신장을 주는 사람)에서 복강경 수술을 최초로 시행해 장기이식의 거부감을 줄이는 데도 크게 일조한바 있습니다. 이러한 화려한 과거에 비해 발전 속도는 빠르지 않아 안타까웠습니다. 내년도 병원의 역량을 수술 잘하는 병원에 쏟아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 예정입니다.”

◆ 의사 수술 실적 공개..환자 신뢰 기대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병원의 노력은 이미 진행 중이다. 황 원장에 따르면 병원은 이르면 12월 말이나 늦어도 내년 1월 초에 병원 외래 진료실 앞에 의사별 수술실적을 공개할 계획이다. 의사별 수술실적을 환자들이 접했을 때 수술에 대한 불안함이 사라지고 수술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황 원장은 기대했다.  
▲황태곤 서울성모병원장은 "외과 분야의 옛 명성을 되찾아 더욱 수술을 잘하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한대욱 기자)
그는 또 올해에만 오목가슴수술의 대가 흉부외과 박형주 교수, 경동맥 수술의 명의로 이름난 신경외과 신용삼 교수가 서울성모병원에 새롭게 합류했다. 내년에도 외과 교수 1~2명을 추가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분야 주임교수 의견과 인재개발위원회 추천을 받아 외과 교수 영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해당 교수들이 병원에 투입돼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게끔 시설이나 장비 등 환경을 갖출 방침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의 복강경이나 내시경 수술에서는 최고가 되고자 합니다.”

그가 말한 각 분야들은 모두 경쟁이 매우 치열한 분야들로, 그는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병원 전체가 하나가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의료진과 스태프들을 하나로 묶는데 황 원장 특유의 부지런함과 꼼꼼한 리더십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2007년 9월부터 병원장을 역임한 뒤 새 병원이 개원한 직후 두 번째 병원장을 맡은 황 원장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특유의 부지런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착오없이 정돈하면서 수장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직원들 생일카드까지 직접 챙기는 섬세함과 입원한 직원이나 그 가족들의 병실까지 직접 찾아가는 부지런함으로 병원 식구들을 하나로 묶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어머니가 입원한 직원 가족의 병문안은 꼭 갑니다. 며느리인 우리 식구를 잘 봐달라고 쫓아다니는 친정 엄마의 마음입니다. 병원 규모가 커져 불편한 점이 하나 생겼는데 층간 거리가 멀어져서 직원이나 식구들의 병문안 가는 길이 멀어졌다는 것입니다.”

◆ 현장과 대화, 비밀 지키고 항상 피드백

외과 수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병원으로 도약을 꿈꾸는 지금도 황 원장의 이 같은 열정과 부지런함은 한결 같다. 이미 취임 직후부터 매일 아침 7시 원장실 앞 회의실에서 팀장들이 아닌 말단 직원들을 불러모아 그들의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말단을 포함한 행정부서별 직원들이 매일 아침 7시에 원장실 앞 회의실에 모여 할 말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러 번의 회의를 했는데 여러 단계를 거쳐 올라오는 이야기와 달리 현장의 이야기는 가감이 없어 큰 병원을 이끌어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현장 직원들과 나누는 이야기는 꼭 비밀을 지키고 건의나 제안에 대한 피드백을 항상 주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도 충언을 하는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 현장 스킨십 확대..병동 돌며 대화

의료는 전문직이라 파트별로 유기적인 연대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황 원장 자신이 직접 나서 많은 직원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병원이 하나로 뭉쳐진다고 믿는다. 그는 현장 스킨십을 더욱 확대해 내년부터 각 병동을 돌아다니며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예정이다.

“새 건물을 짓고 강남성모병원 시절 1700명이었던 직원이 3700명으로 늘었습니다. 직원간의 유기적인 화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 시점에서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직원들이 하나된 마음으로 환자를 치료하고 대하게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 황태곤 서울성모병원장은 누구 황태곤 서울성모병원장은 195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1975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1985년부터 가톨릭의대 비뇨기과학 교수로 재직해 왔다.

이후 2007년 강남성모병원장으로 취임했다. 2009년 명칭이 바뀐 서울성모병원의 초대 병원장을 지낸 데 이어 같은 해 가톨릭대 의료경영대학원장은 지냈다. 지난 9월 두 번째 병원장 임기를 시작했다.

황 원장은 전립선암 복강경 수술 부문 국내 비뇨기과계 선두 주자로 꼽힌다. 1992년 대한불임학회 이사를 시작으로 2006년 대한비뇨기과학회 이사장 까지 두루 역임했다.

황 원장은 특히 2001년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립선암 복강경 수술을 시행한 후 2006년 국내 최초로 100례 돌파한 이래 2011년 5월 국내 최다 성적인 400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