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법원이 KT의 2G 서비스 종료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자 한 2G 가입자가 던진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011·016·017·018·019 등 2G 번호로 3G는 물론 4G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를 쓰는데 아무런 기술적 제한이 없다. 그렇다면 왜 KT는 2G 이용자를 정리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을까. 1.8㎓ 주파수 대역을 차지한 2G 가입자의 ‘방을 빼야’ 이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던 KT 나름의 사정이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010 번호통합 정책’이 원인이라고 말한다. KT 이용자의 변호를 맡은 최수진 변호사 “정부의 010 번호통합 정책이 없었다면 KT의 2G 이용자들은 3G로 쉽게 갈아탔을 것”이라며 “KT도 이 정책의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010 번호통합 정책은 방통위(옛 정보통신부)가 2004년부터 추진한 제도로 말 그대로 모든 이동전화 번호를 010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회사별 브랜드가 된 번호를 통합해 번호자원의 효율성을 꾀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010으로 통합되면 전화번호 뒤 8자리만 입력해도 전화를 걸 수 있어 편리하다. 식별번호가 많이 필요한 M2M(사물통신) 등 미래 서비스를 위해서도 01X번호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민기 010 통합반대운동본부 대표는 “번호자원 효율성 차원이라면 1000만 2G 이용자 번호를 통합해 새 번호를 만드는 것보다 이용자가 2만명뿐인 012·015 같은 삐삐 번호를 통합하는 것이 더 쉽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방통위는 010 번호통합 정책을 예정대로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KT의 2G 종료 중단 사태와 맞물려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