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디어 상품, 창업으로 엮는다”

창업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조현준 강남대 학생
종이컵 아이템으로 최고의 종이컵회사 창업 꿈
  • 등록 2010-12-07 오전 6:00:00

    수정 2010-12-22 오전 10:33:19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발명·신제품)창업에는 3가지 원칙이 있어요. 먼저는 실현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관련 산업의 기술 속도가 빠르면 안 된다는 것. 기껏 개발해놓고 못 파는 수가 생기니까요. 그리고 세 번째는 사용 수요자 층이 넓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 창업 부문 대상 수상자 조현준 강남대 학생(우)과 엄현택 고용노동부 실장(좌)

이데일리가 주최한 제12회 경제유니버시아드 대회 창업아이디어 부문 대상을 받은 28살 조현준 강남대 학생은 자신의 창업 원칙에 대해 당당히 밝혔다. 그는 휴대가 간편한 접이식 종이컵 판매 사업 계획안 냈고, 현실성 있는 프리젠테이션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장 조사 없이 아이디어 응모하기에만 급급했던 다른 아이템과 달리 조 씨의 창업 아이템은 간단하면서도 제품화가 쉬웠다. 접이식 종이컵 특허등록자와 협의하여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법인까지 있어 `청년 창업자 양성`이라는 대회 취지와도 부합했다.
 
“하지만 본선 프레젠테이션에서 다른 참가자들은 전자회로처럼 뭔가 기술적이고 복잡한 것을 설명했는데, 저는 달랑 종이컵 하나라서 민망했어요. 그래도 전 저의 선택을 믿었습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그의 제품은 단순한 종이컵에 불과해 보인다. 하지만 종이컵은 국내 시장만 2000억원대에 이른다. 제품화에 따라 1조6000억원대에 이르는 국내 음료수 시장도 노려볼 수 있다.

조 씨에 따르면 접이식 종이컵 사업은 그 가능성이 무한하다.

먼저 그는 등산용 종이컵으로 제품화할 수 있다. 구겨지면 쓸 수 없는 기존 종이컵과 달리, 납작하게 접고 있다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 쓸 수 있다. 또 가방에 수십개를 넣을 수 있다. 조난을 대비한 비상용품에도 충분히 들어갈 만하다.

두 번째는 음료수 회사의 판촉용이다. 페트로 된 음료수를 사 본 사람들은 한 가지 불편함을 느낀다. 컵이 필요하다는 것.

접이식 종이컵은 페트병에 부착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음료수 페트를 사면서 컵을 따로 사거나, 입을 대고 마셔야 하는 불편함을 없앨 수 있다. 조 씨는 “페트에 컵이 붙어 있다면, 소비자들의 손이 자연스럽게 갈 것이고 이는 판매량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커피, 녹차 등의 인스턴트 차 상품이다. 기존의 팩 형태가 아닌, 접이식 종이컵 안에 차봉지를 넣어놓는 형태다.

납작하게 접힌 종이컵을 피면 컵이 되고 거기에 뜨거운 물을 바로 넣어 차나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뜨거운 물만 있으면 즉석에서 차를 마실 수 있게 된다.

조 씨는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사업화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현실성 있는 아이디어로 인정받아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조현준 강남대 학생이 자신의 창업 아이템인 접이식 종이컵을 들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공모전 응모가 성공 취업을 위한 필수 코스처럼 인식되고 있다. 이번 경제유니버시아드 창업 부문 대상 수상자로서 그는 “내 사업 아이템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며 “좀 더 객관화된 언론, 공정위, 국가 통계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조 씨는 “프레젠테이션도 너무 많은 내용이 아닌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면서 시각적 효과를 곁들여 보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예선까지는 전체 응모작 중 3위에 불과했지만, 본선에서는 빼어난 프레젠테이션으로 경쟁작을 물리칠 수 있었다.

끝으로 기자는 대학 4학년으로 취업에 대한 걱정은 없는지 물어봤다. 이에 조 씨는 “본인은 청년 실업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청년 실업문제에 대해 그는 나름의 진단을 했다.
 
그는 “취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대기업만 노리는 것이 문제”라며 “(대기업 취업을) 물론 시도해볼 만 하지만, 절대 다수 중소기업에서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에서는 멀티플레이어가 될 수밖에 없다”며 “친구들이 안전한 곳(대기업)에서만 시작하려다 보니 이런 기회를 못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씨는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서도 “우리나라 최강의 종이컵 회사 창업에 성공하는 것”이란 꿈을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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