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일제 하락..`소비가 죽었다`

  • 등록 2008-11-15 오전 12:42:05

    수정 2008-11-15 오전 1:33:40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14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세를 타고 있다.

10월 소매판매가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다. 그 결과 노르드스트롬, JC페니 등 소매 유통주가 일제히 하락세다.

세계 최대 휴대폰업체인 노키아의 휴대폰 수요 감소 전망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오전 10시25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8657.24로 전일대비 178.01포인트(2.01%)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0.27포인트(2.97%) 급락한 1546.43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87.72로 23.57포인트(2.59%)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하락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은 전일대비 배럴당 1.44달러 밀린 56.8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美 10월 소매판매 2.8%↓..`사상 최악`..유통주 동반 하락

미국의 소비심리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등으로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상무부는 10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2.8%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이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2.2% 줄어들어 예상치인 -1.2%를 크게 밑돌았다.

금융위기, 고용시장 냉각, 주택 및 주식 가치 급락 등으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결과다.

마이클 그레고리 BMO 캐피탈 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연말 쇼핑시즌을 통해 소비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매 유통주들은 `소매판매 악재`로 일제히 내림세다.

세계 최대 주택자재업체인 홈디포(HD)는 3.3% 떨어졌고, 시어즈(SHLD)는 9% 급락했다. 백화점업체인 JC페니(JCP)는 5.7% 뒷걸음질쳤다.

◇노키아 악재..기술주 `우수수~`

기술주들이 `노키아 악재`로 함께 뒤로 물러났다. 휴대폰 수요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노키아의 전망이 악재로 등장했다. 

노키아는 올해 전세계 휴대폰 선적량 예상치를 종전의 12억6000만개에서 12억4000만개로 하향 조정했다. 또 내년에는 이 보다 더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키아(NOK)는 12.7% 급락세다.

이 영향으로 애플(AAPL)은 5.1%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MSFT)와 구글(GOOG)은 각각 3.7%와 1.1%씩 밀렸다.

◇버냉키, 추가 금리인하 시사.."중앙은행들 준비돼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중앙은행(ECB) 주최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신용경색이 잠시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있다는 것을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경제지표 악화가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같은 이유들 때문에 중앙은행들의 긴밀한 협조와 시장감시가 앞으로도 필요하다"며 "금융시장은 심각한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은행간 대출시장 경색으로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달러 자금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통화정책(금리인하)이 금융위기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며 금융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라이보, 이틀 연속 상승..3개월짜리 9bp↑

달러 유동성을 가늠하는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가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날 영국은행연합회(BBA)에 따르면 3개월 라이보는 2.24%로 전일대비 9bp 올랐다. 하루짜리 라이보도 1bp 상승한 0.41%를 기록했다.

이같은 라이보 상승은 유럽 경제가 15년만에 후퇴국면(recession)에 진입한데다 은행간 대출이 예상보다 더디게 개선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美 10월 수입물가 4.7%↓..`20년래 최대 하락`

미국의 10월 수입물가가 20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4.7% 떨어져 1988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의 거듭된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수입 원유 가격은 무려 16.7% 급락, 2003년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원유를 제외한 수입물가는 0.9% 하락했다. 천연가스 가격도 4.9% 뒷걸음질쳤다.

◇美 11월 소비자신뢰지수 57.9..`예상상회`

미국 미시간대학의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의 57.6에서 57.9로 개선됐다. 월가 예상치인 56.5도 넘어섰다.

그러나 절대적인 수준은 여전히 매우 낮다. 금융위기, 일자리 감소 등으로 소비가 위축돼 있다는 증거다.

이날 발표된 10월 소매판매는 이같은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전월대비 2.8% 감소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 암울한 연말 쇼핑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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