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연일 뉴욕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다우지수는 6주만에 처음으로 주말을 하락 마감했다.
증시 분위기가 신통찮은 만큼 각종 징크스를 갖다대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다음주 금요일은 미국의 굿 프라이데이로 휴일이다.지난 85년 이후 다우지수가 굿 프라이데이의 전주말을 하락 마감한 비율은 76.4%였다. 반면 상승 마감한 해는 85년 91년 92년 99년 등 4번 뿐이었다.이번에도 어김없이 하락마감함으로써 "굿 프라이데이 전주말은 하락한다"는 징크스를 확인했다.
이날의 하락이 이같은 징크스때문이라면 그 또한 다행이다.그러나 증시의 발목을 잡은 것은 기업들의 실적이었다.특히 맥도널드 나이키 등 소비재 관련주들의 실적 악화전망이 "재료"없는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이날은 특별한 경제지표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실적 악화가 더욱 크게 다가왔을 수도 있다.
게다가 소비재 주식들은 금리인상에 민감하게 마련이다. 레그 메이슨 우드 워커의 매매팀장인 톰 슈레이더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금리인상을 우려하는 분위기"라며 "유가 상승 역시 기업의 이익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슈레이더는 "지난 9.11 이후 미국 증시가 줄곧 달려온 점을 상기할 것"을 주문하며 "다우지수는 9.11 당시 기록했던 3년래 최저치에서 현재 26%나 상승해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슈가 됐던 기업중에서 GE는 이틀간 큰 폭의 하락을 마무리하고 소폭 반등했다.마이크론은 예상치에 못미치는 2분기 실적의 영향으로 1.77% 하락했다.휴렛팩커드는 실적악화를 예상하는 경영진의 메모가 유출된 덕(?)에 한때 4% 이상 급락했다가 장 막판 낙폭을 줄여 1.89% 하락했다.
전일 발표된 경제지표는 경기와 관련한 엇갈린 신호를 보여주었다.비록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여전히 미국경제의 견조한 회복세를 믿고 있지만 월가전문가들조차 이같은 상반된 지표로 인해 혼란을 겪는 분위기다.
조셉 군나르의 수석 스트래지스트인 클라크 잉스트는 "지금의 시장엔 상반된 분위기와 모순된 흐름이 존재한다"며 "오히려 걱정스런 것은 채권시장"이라고 밝혔다. 클라크 잉스트는 "주식시장에선 조만간 밸류에이션 이슈가 부상할 것"이라며 "다우지수는 최근 급등한 부분에 대한 조정을 겪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조정장세논리의 연장선상에서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주식시장엔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인디펜던스 투자회사의 수석 부사장인 존 포렐리는 "현재의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를 감안하면 아마도 연준리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며 "향후 6개월내 연준리가 금리를 0.50% 인상하더라도 그것이 시장에 충격을 줄 것 같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믿음은 미국의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포렐리는 "미국경제는 경기회복의 모퉁이에 막 들어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강해지고 있는 과정일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존 포렐리는 그러나 "한가지 쟁점은 경제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냐에 달려있다"며 "만약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재고의 증가가 미국 경제의 유일한 동력이라면 이같은 경기회복은 단기간에 끝날 뿐 아니라 그다지 바람직스럽지도 못하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에선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뱅크원 캐피탈 마켓의 이코노미스트인 앤토니 캐리다키스는 "채권시장의 분위기는 비장하다"며 "분위기를 역전시킬 만한 것은 없으며 국채가격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채권전략가인 데이비드 모지나도 "사람들은 지금 연준리의 꼬리만을 쳐다보고 있는 형국"이라며 "연준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칠 것"이라고 밝혔다.